이명박 대통령의 추모연설 그리고 눈물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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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19. 16:25

청와대 홈페이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국민 담화연설을 통해 [천안함 사태] 관련 언급을 했습니다. 천안함에 근무하다가 사망한 장병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선 '연기다. 진정성이 없다'라고 폄하하기도 하고 보수언론은 '대통령의 눈물'을 포장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을 폄하하는 것도 맞지 않는것 같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눈물과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을 비교삼아 한분의 눈물만 정말 국민을 사랑하고 있는것처럼 말하는것도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의 연설을 보면서 뭔가 아쉬운 점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우리의 대통령이 맞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임기간중 수많은 사회적 위기가 있었습니다. 큰 사건으론 '광우병 사태'나 '용산참사'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등을 꼽을수 있습니다. 특히 용산참사에서는 천안함처럼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큰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사고의 원인을 세입자들에게만 덮어씌우고 자신들은 법대로 했다라는 주장만 펼치다 1년이 다 되어서야 여론에 떠밀려 대충 봉합하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은 세입자들은 아직도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세입자를 진압하던 경찰특공대원도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겉으론 세입자와 경찰간의 다툼이었지만 사실은 정부의 개발위주 정책과 강경일변도의 공권력이 용산참사를 일으킨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천안함 장병만 국민이고 용산참사로 목숨을 잃은 세입자들은 국민이 아닐까요? 용산참사 사망자들과 천암함 장병들을 비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좀 더 포용력이 있고, 진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은 아쉽다는 것입니다.  

천안함 장병들뿐만 아니라 용산참사 희생자도 4대강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미국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자들도 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흘린 오늘의 눈물이 진심이 담겼다면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때 다친 수많은 시민들에게 그리고 용산참사 희생자들에게도 눈물을 보이며 진심이 담긴 사과를 했어야 했습니다.

사건의 원인이 다르긴 하지만 누구는 죽어서도 죄인이 되고, 누구는 영웅으로 불리는 상황입니다. 용산참사는 법치를 외치면서 대화를 거부했고, 끝까지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은 용산참사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왔고, 오늘은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은 천안함 장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여준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이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눈물을 비난하고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제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저는 과연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