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갈림길에 선 자유선진당의 2010년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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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8. 19:43

자유선진당

자유선진당

그 위상이 예전만은 못하지만 자유선진당은 충청권 아니 충남에서는 여전히 맹주의 위치에 서 있다. 자민련 시절에는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충남북과 대전에서 많은 당선자를 낳았지만 김종필의 정계 은퇴 이후 이렇다할 대표자가 없는 상황에서 충청권은 무주공산이었다. 그러다가 심대평 의원이 포스트 김종필을 노리고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실력자가 두명인 자유선진당은 늘 불안했다. 결국 심대평 의원이 탈당하자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버린 자유선진당은 정치권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여전히 충남의 많은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이나 기초의원들이 자유선진당 소속이다. 지난해 심대평 의원이 탈당하면서 공주연기를 비롯한 주변지역의 정치인들이 동반 탈당을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충청권 전역으로 파장이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을 향한 본격적인 공세는 올해 시작될 것이다. 우선 심대평 의원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신당을 창당할 움직임을 끊임없이 보이고 있다. 6.2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신당창당이나 무소속연대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드러날 것이다.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자유선진당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충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지만 자유선진당의 충청권에서 인기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에서조차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뒤쳐지고 있고 지역의 이슈를 선점하지 못해 주변부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지난 10.28 재보궐선거에선 민주당에게 패하는 모습을 보이며 충청지역정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6.2 지방선거에서 승부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는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은 뚜렷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명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지지율이 오차범위안에 있을 정도로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지지율에선 자유선진당에 입당한 염홍철씨가 박성효 현 시장에게 조금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선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염홍철씨는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자유선진당을 비판하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시장후보로 영입한 것은 자유선진당이 겪고 있는 인물난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급한 마음에 뜨거운 감자를 덥석 문 꼴이다. 염홍철 전 시장의 영입이 자유선진당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충북은 자유선진당이 더 이상 주인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정우택 현 도지사에 대항할 이렇다할 후보도 보이지 않고 지역민심도 자유선진당보다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충북은 충남이나 대전과 달리 민주당세가 조금 더 강한 곳이다. 자유선진당이 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른곳도 마찬가지이지만 충북에선 필패할 것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자유선진당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세종시 문제이다. 세종시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자유선진당에겐 타격이 될 것이다. 자신들의 기반인 충청권의 문제임에도 자유선진당은 국회에서도 지역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끼지 못하고 있다. 자중지란의 민주당보다 세종시 문제를 자기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점이 자유선진당의 문제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이 통과되면 자유선진당에 쏟아지는 비난은 감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반대가 된다고 하더라도 망신창이가 된 세종시를 지켜내지 못한 정치인들에게 충청권은 등을 돌릴 것이다.

자유선진당은 그 출발부터 한계가 분명한 정당이다. 이념은 보수이지만 한나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정당이기도 하고 전국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엔 너무나 지역적인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친박연대처럼 돌아갈곳이나 기댈곳이 있는 정당도 아니다. 2010년은 자유선진당에게 힘든 한해가 될 것이다. 이미 벼랑끝에 선 자유선진당에게 5회 동시지방선거의 결과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