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과 이명박 대통령의 저렴한 노동인식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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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30. 15:26


철도노동조합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언론에선 연일 '지하철이 몇분 늦었다는 다느니' 또는 '화물 수송이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노조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보도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파업이란 수단은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즉, 나쁜일이 아니란 것입니다.

물론 파업은 대화와 타협이 안됐을경우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하는 수단입니다. 파업이 일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노사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부와 언론은 '불법'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파업이 마치 죄를 저지르는것처럼 선전하고 보도하곤 합니다. 파업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선 살펴보지도 않고 무조건 파업을 한 노조를 탓하기에 바쁩니다.

더군다나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마저 철도노조의 파업을 두고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명박 대통령은 대기업의 CEO 출신의 정치인입니다. 80년대 한국 노동운동의 격랑지라고 말할 수 있는 현대그룹의 주요한 경영인이었습니다.

당시 현대그룹의 노사갈등은 노동자들의 파업에 사측에선 테러로 맞서는 전쟁을 방불케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기업의 경영자 출신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노동에 관한 시각은 협소하기만 합니다. 노조를 같이 가야할 동반자로 인식하기보단 경영의 걸림돌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 이명박 대통령의 저렴한 노동관이 이번 발언에 묻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노사가 갈등을 겪고 결국 파업이 일어나면 정부는 중재를 하거나 대화로 풀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양측의 대화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대화와 타협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노사관입니다. 노조가 말도 안되는 것을 요구하는것도 아닌데 코레일은 대화마저 거부하고 대통령은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시기에 파업을 하면 되냐'고 했습니다. 일자리를 없앤것이 노조도 아니고 또한 잘못이 있다면 파업을 해서라도 고쳐야 하는것 아닙니까?

맨날 '법대로'을 말하는 이명박 정부는 왜 이럴때만 이중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 힘들어한다면 정부의 역할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철도노조를 비롯한 많은 공공부문에서 오히려 많은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과는 반대로 정부가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코레일의 사장은 허준영 전 경찰청장입니다. 경찰출신이 아무 관련도 없는 철도사장으로 임명된것도 웃기지만 허준영 사장은 경찰청장 시절 강경진압으로 농민 두명을 사망케한 장본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허준영 사장을 왜 철도노조에 임명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코레일은 대화에 나서고 정부도 코레일이 대화에 나설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