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분식, 홍대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어떤 맛일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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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5. 22:51


샘터분식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샘터분식'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샘터분식은 홍대에서 살아가는 세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통점이 전혀 없을것 같은 세사람(분식점 사장님, 힙합랩퍼, 시민운동가)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홍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홍대는 미술과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고 유흥문화의 선두를 달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거대자본의 경연장이기도 한 오묘한 곳입니다. 홍대는 '어떻다'라고 정의하기 힘들정도로 상당히 복합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샘터분식'도 복합적인 홍대에서 살아가는 세명을 통해 우리 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북적이지만 정작 홍대 뒷골목의 조그만 분식점의 사장님은 밥값 500원 올리는 것도 힘들어합니다. 

소위 잘나가는 힙합 래퍼이지만 결국 취업을 걱정하는 제리, 젊은 나이에 돈 안되는 고민만 하며 살아가는 시민운동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것 같은 세사람. 하지만 비정규직, 경제불황, 청년실업의 시대의흐름 앞에선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샘터분식'은 화면 곳곳에서 거대한 시대의 고민들이 우리 삶속에서 어떻게 보여지는지 알려줍니다. '샘터분식'은 오락영화처럼 큰 웃음이 있는것도 아니고 최루성 멜로영화처럼 눈물이 있는 영화도 아니고 고액의 개런티를 받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도 아닙니다.

하지만 화면을 보면서 바로 우리 가족, 이웃의 이야기인것 같아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당신의 일상은 어떤 맛이냐고 묻습니다. 분식점의 백반처럼 특이한 맛은 없지만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영화계에서 교차상영때문에 논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거대자본의 힘을 얻은 헐리우드 영화의 공세에 힘들게 만든 재미와 예술성을 갖춘 영화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샘터분식'같은 독립영화는 교차상영조차 부러워할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도 몇곳에서 상영하는데 지방에선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잘만든 저예산 영화들도 빛을 볼 수 있는 영화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샘터분식' 후기를 마칩니다. '샘터분식' 개봉은 2009년 11월 26일입니다. '샘터분식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boonseek)에 가면 개봉관 현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