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012년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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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4. 15:54


따끈따끈한 개봉영화. '2012'를 보고 왔다. 인터넷엔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할거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미국의 NASA에선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했다는 기사도 나올만큼 지구멸망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화젯거리다. 90년대 중반 많은 종말론자들과 이상한 종교들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지금까지 대부분 다들 멀쩡하게 살고 있는거 보면 2012년에도 별 일 없을것 같긴 하다.

어쨌든 주말 극장가는 2012가 강타하고 있는것 같다. 새벽 심야영화였는데도 불구하고 용산은 매진이어서 못보고 동대문으로 와서 겨우 볼 수 있었다. 동대문도 마찬가지로 빈자라가 거의 없었다. 영화는 태양계 행성이 일렬로 정렬하고, 마야인들의 달력이 2012년에 끝난다는 증거로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할거라고 말한다.

태양의 폭발이 심상치 않고 그로인해 지구 내부의 온도가 급속히 뜨거워져 지각이 변동해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거대한 해일 즉 쓰나미가 몰려와 지구가 초토화된다는 내용이다. 스토리는 이렇게 간단하다. 문제는 기존 재난영화와는 다르면서도 좀 더 화려한 재난장면을 보여주느냐만 남았다.

스케일면에서 2012는 기존 재난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올초 대한민국에서 최고 인기를 끈 영화 해운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이다. 남미는 아예 초토화되어 2백만명이 죽고, 미국도 사라져버린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한 대륙이 되어버리고 화산폭발과 지진으로 워싱턴과 라스베가스는 사라져버린다.

쓰나미는 아시아대륙을 덮치는것도 모자라 티베트의 고원까지 물이 쏟아져와 에베레스트산이 제주도처럼 되어 버리기 때문에 지구가 다 잠겼다과 봐야 할 것이다. 2012가 이렇게 해놔서 다음 재난영화는 이제 어떻게 해야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의문이기도 하다. 이제 무슨 소재로 무엇을 부셔야 할지 말이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지겨운 감도 있고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 세계의 주요인물과 동물들을 싣는다는 내용은 별로 였다. 만약 2012가 사실이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죽음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혼란과 고통의 시간이 되겠지만 자연의 섭리는 어쩔수 없는것 아닌가.

배 표를 거액을 받고 파는것도 우습지만 과연 거금을 들여 배에 타 살아남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가 생각해봤다. 미국만이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것도 거만해보이지만 자연 앞에 인간은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도 어찌보면 인간의 오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도 안되는 내용도 많고, 미국이 또 세계를 구한다는 내용은 지겹기도 하지만 재난 스케일면으론 최고인것 같다.  올 가을 오락영화를 추천한다면 단연 '201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