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담배꽁초와 버려진 양심, 신촌로터리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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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4. 12:33


대로의 담배꽁초


담배를 끊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아직은 담배를 피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과 여성들이 담배 피는 인구가 많이 늘고 있다는데 건강도 문제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지 않는데요. 끊은건 아니고 원래 배우지를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담배를 피시는데 어렸을때부터 맡아온 냄새도 싫었고 호기심에 몇번 피워본 담배는 저와 맞지 않더군요. 군대를 가기전엔 기관지가 약해서 매년 겨울엔 감기가 걸렸는데 그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담배를 피는 사람과 밀폐된 공간에 있는 것을 싫어합니다. 요즘은 그래도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어 비흡연자가 있는 곳에선 흡연을 잘 안하는 분위기인데 아직도 많은 곳에서 담배를 피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길거리에서도 담배피는 것을 반대합니다. 흡연자분들은 길거리에서 마저 담배를 못피게 하면 도대체 어디서 피냐고 항의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길에서 피우는 담배연기가 바람을 타고 내 콧속으로 들어올때도 밀폐된 공간만큼 불쾌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수 없더군요. 특히 지방 같이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곳은 그나마 괜찮은데 서울같이 인도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서 담배를 피고 있으면 담배냄새에 머리가 아프곤 합니다.

앞에 사설이 길었네요. 엊그제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다가 찍은 사진인데요. 이곳은 신촌로타리입니다. 항상 차량들로 붐비는 곳인데요. 무심코 내다본 창밖의 풍경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교차로 가운데에 사진에서 보다시피 엄청난 양의 담배꽁초가 모여 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면서 운전자들이 담배를 피고 버린건지 아니면 인도에서 피운 담배가 바람이나 빗물을 타고 여기까지 흘러온건지 알수는 없지만 어쨋든 담배꽁초를 그냥 버린 흔적입니다.

파란 신호를 기다리면서 그 짧은 순간에 담배를 피고 창밖으로 던진 담배꽁초들이 저렇게 모여있는 것을 보니 아직 한국의 공공질서는 갈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버린 꽁초들이 모여서 저렇게 많아졌습니다.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닿기 힘든곳이기 때문에 저렇게 많이 모여 있습니다.

담배를 피는것까지는 뭐라 하고 싶지는 않은데 저런 불량한 양심을 보니 담배가 더욱 싫어지는군요. 갈수록 흡연자들의 설 공간이 없어지고 국가에서도 흡연을 억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개인의 기호라며 항의를 하고 있죠. 흡연자분들의 논리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려면 저런 모습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신촌로타리의 담배꽁초

버려진 담배꽁초, 버려진 양심

신촌로타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