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 의심하게 만드는 낚시, 네이트온 피싱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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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15. 01:05


메신저로 피싱을 하는 당하는 일이 많은가 보다. 다음뷰 베스트에 오른 글을 보니 네이트온으로 돈을 요구하다가 정체가 들통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이런 일을 당한적은 없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날라오는 스팸 문자와 전화, 그리고 쪽지들은 완전 공해수준을 넘어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준다.

우체국을 사칭한 전화는 그나마 귀여운 편이다. 택배가 도착했는데 찾아가라며 연변 사투리 비슷한 말을 쓰는 전화는 이제 면역이 되어 받자마자 끊어버린다. 그런데 며칠전 네이트온으로 내 여자친구도 낚일 뻔했다. 지인 한분이 음식점을 하신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개업했다.

개업 초기이다보니 여기저기 돈이 많이 들어간다. 여러 경로를 통해 그분의 사정을 듣고 있었고, 회사에 같이 있을때도 자금이 부족한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네이트온으로 대화를 요청하더니 돈 200만원이 부족하다며 빌려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돈을 다른 곳에 이체해야 하는데 대신 이체를 해주면 나중에 갚겟다는 것이었다.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지인이란걸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지인의 아이디를 해킹해서 누군가 여자친구에게 피싱을 시도한 것이었다. 다른 통장으로 이체해달라는 것도 돈을 빼돌리려는 술수였다. 다행이 여자친구가 통장에 잔고가 없었기에 거부해서 피해가 없었다.

천명중에 몇명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친분이 있는 사람이 급전을 요구하면 쉽게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자친구도 잔고만 있었어도 빌려줄까 말까 저울질을 했을 것이다. 착한 마음을 먹는 순간 그 돈은 악의 손아귀로 들어가는 것이다.

네이트온으로 가끔 친구들의 아이디로 이상한 쪽지가 단체로 온다. 국내 메신저 1위 서비스답게 네이트온에서는 금전 거래 피해 사례가 많은가 보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돈과 관련된 단어만 들어가면 사기를 조심하라는 경고가 뜨기도 한다. 메신저에서 금전 거래 사기를 피하려면 우선은 네티즌 스스로 보안의식을 가지고 조심을 해야 한다. 하지만 네이트온측에서도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우체국 택배 사기는 어떻게 단속이 안되나 모르겠다. 통신업체나 경찰은 뭘 하고 있는건지....딱 목소리만 들어도 어색한데 말이다. 늘어나는 메신저 금융 사기때문에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