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고소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홍보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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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15. 01:58


요즘 인터넷 공간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시끌벅적하다. 사건의 발단은 난데없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가 PD수첩과 김민선에 대한 고소에서 시작되었다. 에이미트는 작년 촛불시위로 인해 큰 손해를 입었고 김민선이 촛불시위를 선동했다며 3억원의 피해보상 소송을 냈다. 

작년 촛불시위 정국에서 김민선은 개인 미니홈피에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미니홈피라는 곳이 무엇인가? 공식 사이트도 아니고 지극히 개인적인 일촌이라는 친구들과 소통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고 고소를 당하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에이미트측은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며 소송을 내었다고 한다. 일종의 입막음이다. 앞으로 허튼짓 했다가는 연예인이고 뭐고 소송을 걸겠다는 의도이다. 연예인도 공인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인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도 소송을 감수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작년 거리에 몰려들었던 수많은 시민들이 김민선의 말 한마디에 혹해서 나온 것일까?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거리의 시민들은 자신과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이 되어 스스로 나온 사람들이다. 에이미트는 김민선에 대한 명예훼손은 물론 거리에 있던 수만명의 시민들의 순수한 진심마저 왜곡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에이미트의 고소는 무리수였다.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와 한동안 잠잠해진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론자에겐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 이유가 또 한가지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면들이 저절로 홍보되는 효과도 가져왔다.

에이미트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당한 주장을 펼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청소년들이 미국산 쇠고리를 먹어야 한다는둥, 돼지와 오리에 빼앗긴 시장을 가져오고 싶다는등 상식 이하의 논리를 펴고 있다. 여기에 전여옥 의원과 변희재씨들도 괴상한 주장을 펼치면서 그들은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다.

작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시위가 잠잠해지고 우리 동네에도 수입쇠고기 전문점이 개장을 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그만큼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을 반영하는 예일 것이다.

에이미트는 쇠고기 수입업체이다. 장사를 하는 곳이다. 우리는 에이미트와 박창규 회장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유통한다고 그를 비난할 수는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술하게 협상하고 수입 결정한 정부에게 책임이 있지 장사를 하는 에이미트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에이미트도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겠다는 김민선을 비롯한 시민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자격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사먹고 싶음 사먹고 싫으면 마는 것처럼 에이미트도 고기팔아 돈벌면 끝인 것이다. 반대 입장의 시민들을 입막음하고 버르장머리 고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에이미트에게 손해를 입힌 것은 김민선과 PD수첩 때문이 아니라 협상을 허술하게 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정부에게 있다. 에이미트 박창규 회장은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했는데 버르장머리를 고칠 사람은 국회와 청와대 있지 않을까? 그가 정말 청소년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