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약물의 덫에 걸리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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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9. 16:51



스포츠 뉴스를 보니 마해영 xpots 해설위원이 출간한 책(야구본색)에 관한 기사가 인기이더군요. 엄밀히 말하면 '야구본색'의 한 내용 때문입니다. 바로 프로야구 선수들의 약물 복용 관련 내용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에서 약물복용 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해영 해설위원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뿐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KBO에선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선수협회에서도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뒤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KBO 입장에선 약물복용 논란이 가져올 프로야구의 인기하락이 걱정되었을테고, 선수협에서도 약물은 복용한 선수가 나올 경우 선수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죠

2007년 KBO와 선수협이 도핑테스트에 합의했지만 선수협의 반발로 당초 KBO의 제재방안(출장정지 및 공개, 처음 10경기, 두번째 30경기, 세번째 영구제명)이 많이 후퇴했습니다. 전수 조사는 아니지만 어쨌든 도핑테스트는 실시됐지만 올해까지 크게 문제가 된 선수는 없는 것(없는건지 있는데 공개를 안한건지)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까지 현역선수 생활을 했던 마해영에 의하면 "외국인 선수들은 복용 비율이 높았지만 국내 선수들도 많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던 롯데의 호세와 20승을 올리고 일본으로 갔던 리오스도 약물 복용 논란이 있었습니다. 결국 리오스는 일본에서 도핑테스트에 적발되 일본 야구계에서 추방되고 말았죠. 한국에서도 몇몇 선수가 적발되긴 했습니다만 특별한 제재없이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배리본즈가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도 약물복용 혐의를 받아 팬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KBO와 선수협회도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발짝의 앞만 내다보지 말고 멀리 바라본다면 철저한 약물 조사는 프로야구에 득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선수협도 선수노조로 거듭나려고 하는데 많은 팬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는 것도 노조로 인정받는데 중요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자신들의 치부(성폭력)를 감추려다가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단기간에 성적을 내야하는 야구선수들이 약물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이라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더욱 심하겠죠. 하지만 약물 복용은 공정한 게임도 아닐뿐더러 선수의 생명과 건강을 헤치는 일입니다. 돔구장 같은 하드웨어도 좋지만 그동안 곪아왔던 것들을 해결해야 팬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마해영 해설위원은 선수시절에도 선수협을 주도하는등 정의를 위해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당하는 등의 피해도 많이 받았죠. 학연 지연으로 얽혀있는 한국 야구에서 약물관련 내용을 책에 싣기란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야구계에서 공격도 받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번 책을 출판을 계기로 한국 야구의 감춰진 면이 공론화되어서 깨끗한 프로야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 마해영 해설위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책과 언론에서 보도를 하니 KBO에서도 진상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여론이 잠잠하면 넘어가지 말고 뼈를 깍는 심정으로 제대로 된 조사와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마해영의 야구본색 - 8점
마해영 지음/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