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해보니 속겠더라. 경찰 사이버수사대 사칭 전화번호 02-548-0518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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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7. 11:59


일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번호를 보니 02-548-0518이 뜨더군요. 사투리 비슷한 여자 말씨로 잘 못알아듣는 목소리로 말하는데 자신이 '서울 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 000 형사'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좀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경찰이라고 하니 계속 듣고 있었습니다. 강서구 어디서 이영민이라는 사람이 잡혔는데 대포통장으로 불법자금을 이체한 내역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그 거래에 제 통장이 이용당했다는 것입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통장이 사용되었다는데 전 그쪽 통장을 개설한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수백만원이 오고 갔는데 잔액이 있으면 범죄자금이기 때문에 잔고를 정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계속 말을 잘 못알아듣겠어서 듣고만 있었는데 제 직업도 물어보고 제법 경찰인척 티를 내더군요.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제가 주로 쓰는 통장의 은행과 종류를 물어보더군요.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말하는 것은 아니어서 대충 말해주었습니다. 어디 어디 은행에 몇개의 통장이 있고, 잔액이 있다. 그러니 상세하게 얼마의 잔액이 있냐고 묻길래...상세하게 답해주었습니다. ㅋ "국민은행에 10만원 있다" "10만원이 전부다" 사실 통장에 얼마 없습니다.

사실을 말하니까 별로 돈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알았다며 끊더라구요. 의심이 되어서 다시 02-548-0518번호로 전화를 거니 통화중이거나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습니다. 네 바로 보이스피싱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만약 통장에 잔고가 많았다면 계속 추궁했겠죠. 아마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묻고, 전화를 끊으면 바로 다른 사람이 전화를 걸어 법무부라며 불법자금을 동결하겠다며 낚으려 했을 것입니다.

우체국이나 금융기관 사칭하는 연변 아줌마 보이스피싱은 몇번 받아봤지만 경찰을 사칭하는 전화는 처음 받아보았습니다. 인터넷에 쳐보니 이름을 달리하면서 똑같은 번호로 수개월째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을 하던데 당국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피해 사례가 늘어나지 않도록 경찰에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제 주민번호와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ㅠ 내 개인정보 유출....

조심하세요. 이번호 02-548-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