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전국일주 여행 1일차 대전-계룡-논산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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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29. 17:45

2010년 여름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무료한 일상을 탈피하고자 시작한 자전거여행은 근 한달간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에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던 아름다운 여행입니다. 장거리 여행에 앞서서 제대로된 준비도 없이 거의 즉흥적으로 떠난 자전거여행. 한달간의 자전거 여행을 위해 저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여자친구는 장기휴가를 냈습니다.

짧은 시간안에 자전거용품과 숙박용품을 준비했습니다.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부족했지만 부족한대로 준비하고 출발했습니다. 자전거 여행이 끝나고 곧바로 후기를 작성하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수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기록을 위해 올립니다. 이점 양해바랍니다. ^^

자전거전국일주를 한다고 주변에 말할때는 다들 부정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반응이 "뜨거운데 왜 고생하냐? 자전거로 다니는게 안전하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이나 기껏해야 주말에 한강에서 자전거 탔던 것이 전부였는데 완주할 수 있을지 며칠만에 되돌아오는것 아닌지 의문이었습니다.

어느날 문득 여자친구에게 자전거여행을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좋아하더군요. 그때부터 준비를 급하게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의 자전거를 새로 장만하고, 각종 용품을 사고 이미 다녀온 블로그들의 글을 보면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이나 걸리는 장기간의 여행이기 때문에 사무실에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던 자전거여행입니다. 자전거를 구입하고 용품을 구입하는데도 돈이 많이 들더군요. 어떤이는 집에 있는 고물 자전거와 입던 옷으로 다녀온 분들도 있던데 겁이 많은 저와 여자친구는 되도록이면 저렴한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건 구입했습니다.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간 것은 여자친구의 자전거(60만원)와 큰 마음 먹고 구입한 카메라(150만원)였습니다.


같이 출발하기로 한 대학교 후배와 만나기 위해 집(김포공항)을 출발해 한강을 통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갔습니다. 한강변으로 나와 페달을 밟으니 '아! 드디어 시작이구나' 비로소 느낄수 있었습니다.

계획을 세워볼라고 한참 고민했는데 결국 떠날대는 계획이라고는 없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내일 어디로 어떻게 갈지 지도와 아이폰을 보며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대충의 계획은 한달간 해안선을 따라 서해-제주도-남해-동해안을 돌아 서울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큰 자전거를 고속버스에 싣어줄까 조마조마헀는데, 별 무리없이 버스에 싣을수 있었습니다. 늦은 저녁 대전에 도착해서 후배와 저녁을 먹고, 대전 갑천변으로 향했습니다. 엑스포 갑천 다리 밑에 텐트를 치고 잠을 청했으나 더운 여름, 낯선 잠자리는 쉽게 잠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잠을 설치고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온다기에 서둘러 짐을 챙겨 논산방향으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중간에 병원에 있는 지인을 만나 인사를 하고 도착한 계룡시. 뜨거운 햇살 아래서 순대와 라면으로 점시을 해결합니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을 먹는데 학교 관계자 여러분들이 관심도 가져주시고 응원도 해주었습니다. 다시 논산을 향해 가는데 계룡시내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첫날부터 비를 맞으니 당황스럽더군요. 더군다나 같이 출발한 후배는 미끄러져서 발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게다가 제 자전거는 두번이나 펑크가 났습니다. 후배의 자전거도 펑크가 났습니다.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오전 펑크는 잘 수리했지만 비오는 오후에 난 펑크는 난감했습니다.

결국 논산시내를 얼마남겨두지 않은 거리에서 끌고 가기로 했습니다. 1시간을 넘어 도착한 논산시내. 고향과 이웃동네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쏟아지는 폭우속에 앞으로 자전거여행을 어떻게 진행할까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모텔에 숙소를 잡고 수많은 채널을 돌리며 일기예보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과연 비가 그칠까. 내일은 어디까지 갈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출발할 수 있을까...."


- 7월 15일(서울 출발- 대전 도착 1박)
- 7월 16일(대전 출발-계룡시-논산시)
- 이동거리 : 52km
- 평균시속 : 12km
- 지출 : 자전거용품 4,000원
            순대 10,000원
            타이어 20,000원
            숙박 40,000원 (3인)
            점심라면 5,000원
            음료 3,000원
            아침 8,000원

강남터미널로 출발하기전 집 앞에서

대전 엑스포 다리 밑에서 하룻밤

대전에서 계룡 넘어가는 국도

비를 피하기 위해 덮은 비닐

계룡의 한 시골에서 먹은 점심

모텔에서 비에 맞은 물건들을 정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