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일전 승부차기 패배, 하지만 희망이 보였습니다.

흑백테레비

·

2011. 1. 26. 01:27

거기까지였나 봅니다.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4강전 한일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승부에서 결국 일본에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선취골을 넣고도 아쉽게 골을 내주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연장전을 시작하자마자 일본에게 아쉽게 골을 내주었습니다. 일본이 얻은 패널티킥을 정성룡 선수가 선방했지만 떨어지는 볼은 일본선수가 재빠르게 골망안으로 넣음으로써 추가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대로 승부가 끝나는줄 알았습니다. 일본은 전원 수비형태로 승부를 굳히기에 나섰고 영리한 플레이로 시간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한국은 극적인 동점을 넣었습니다. 골문앞에서 혼전이 일어난 사이 수비수 황재원이 시원하게 골을 넣은 것입니다. 네, 정말 감동적인 골이었습니다. 마치 한국이 이긴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흥분했던 탓일까요.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명의 선수가 모두 골을 넣지 못함으로써 다소 어이없게 일본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구자철


승리의 여신은 결국 일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아쉽지만 우승까지 노렸던 카타르 아시안컵은 4강에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번 아시안컵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어쩌면 박지성 선수가 국가대표를 은퇴할지도 모르는 대회였고, 이영표 선수도 이제는 대표팀에서 만나지 못할 확률이 컸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구의 조화가 어울러져서 절정의 박지성 선수와 패기의 이청용, 기성용 등 한국 축구를 10년이상 짊어질 선수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예선전부터 한국팀은 그동안의 한국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빠른 패스플레이와 경기를 장악하는 플레이는 네티즌들이 마치 프리미어리그를 보는것 같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세대의 한국 축구는 좀 더 발전한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지난 10년동안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아닌 앞으로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뽑혔고 또한 주전으로 뛰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들었던 선수들이 지난 10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었습니다. 비록 이번 아시안컵에서 결승진출이 좌절됐지만 구자철, 이용래, 손홍민, 기성용, 이청용 등 젊은 선수들이 이제 한국축구 10년을 책임질 것입니다. 이번 패배를 발판삼아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움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아시안컵을 보면서 힘들거나 아쉬운 표정보다는 웃는 얼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금방 잊어버리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 그동안의 한국선수들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만큼 축구를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조금 더 성숙해질 다음 대회에는 한국축구가 더욱 만개하지 않을까요?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축구 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했습니다. 아울러 대표팀 100경기째에서 아쉬운 패배를 한 주장 박지성 선수에게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