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허정무,이청용 인터뷰가 불편했던 이유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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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7. 10:49

16강을 넘어 8강, 그리고 그 이상을 바라던 분들은 이제 현실로 돌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기대를 한껏 모았던 16강전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에게 아깝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2:1이라는 아까운 스코어로 지기는 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정말 잘싸웠습니다. 질책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할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는 운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16강에 탈락한 이탈리아는 귀국길이 순탄치 않을거라고 하는데 한국 대표팀은 큰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끝나고 SBS의 인터뷰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우루과이와의 안타까운 패배를 하고 슬퍼하는 감독과 선수들에게 패인이 뭐냐고 재차 묻는 질문들은 의아했습니다. 물론 언론의 역할은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냉정하게 질문을 해야 하겠지만 다른 질문도 많을텐데 눈물을 머금고 있는 허정무 감독과 이청용 선수에게 '패인이 뭐냐'고 묻거나 '정성룡 선수의 실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눈물흘리는 차두리를 위로하는 안정환


뉴질랜드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도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라고 합니다. 수십년만에 진출한 월드컵에서 강팀들과 나란히 어깨를 겨루고 1패도 하지 않고 3무를 했기에 선수들과 국민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탈리아는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국민들이 썩은 토마토를 준비하겠다고 하고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인 프랑스도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당초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다음 월드컵이 기대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때문에 한국축구대표팀은 충분히 기뻐하고 박수를 받아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비난을 받거나 눈물을 흘릴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충분히 우루과이를 꺽고 8강에 갈수 있을만큼의 경기를 했지만 심판의 아쉬운 판정과 골대를 맞는 슛팅은 아쉽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선수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SBS가 인터뷰를 할때 패인의 뭐냐고 묻는 모습보다는 축하한다거나 강팀과 당당히 싸운 소감을 묻는 질문을 했어야 합니다. SBS는 예선전에도 선수들에게 적절하지 못한 질문을 해서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방송욕심때문에 16강전에서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국민들은 우루과이에 패배한 대표팀에게 "왜졌느냐" 또는 "누구때문에 진거냐"고 묻고 싶은게 아닙니다. "졌지만 수고했다, 그리고 축하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을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패인을 알고 분석해야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겠지만 우루과이전 패배는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팀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정확한 패인분석은 나중에 해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굳이 패배후 아쉬워하고 눈물을 보이는 감독과 선수에게 패인과 누구때문에 진것 같냐고 묻는 것은 너무나 잔혹한 질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 더 이상 슬퍼하지마세요. 당신들은 기뻐하고 웃을수 있는 경기를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다음 월드컴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세요.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