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의자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의자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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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6. 21:04



오늘 종로에 교육이 있어 점심을 혼자 먹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받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아는 사람도 없고해서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서 공원 벤치에 앉았습니다. 샌드위치를 먹다가 바라본 건너편 의자를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아마 여자친구나 또는 누군가와 같이 있었다면 들지 않았을겁니다. 떨어져있는 낙엽을 보며 빈 의자를 보니 의자 참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자 가운데에 팔걸이를 하나 더 만든것이 많은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누구를 위해 '의자 한가운데에 팔걸이를 또 만들어 놓았을까' 하구요.

가운데에 팔걸이가 하나 더 있다고 편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팔걸이가 없다면 여럿이 앉을수 있지만 가운데 팔걸이때문에 한쪽에 한명씩밖에 앉을수 없을것 같았습니다. 제 생각에 아마도 노숙인이 못눕게 만든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빈층에게 사회적 복지는 제공하지 못할망정 의자마저 불편하게 만들었구나 생각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자 좀 편하게 만들어서 누구나 앉거나 누워서 쉬다가게 만들순 없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평소엔 그냥 지나쳤을텐데 오늘따라 저 의자를 바라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공디자인을 잘하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줄수 있을텐데 저런 디자인은 누군가에겐 쉴자리를 빼앗는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