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와 김연아, 그리고 한일전?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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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7. 22:16


1. WBC, 우리동네 베이스볼 클래식
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막을 내렸다. 다분히 미국과 일본을 위한 이상한 대진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되었다. 때문에 우리는 숙적 일본과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펼쳤다. 콜드패를 당했을때와 1점차로 이겼을때 우리는 너무나 다른 극과극의 반응을 보여줬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처럼 1라운드에 떨어졌다면 아마도 야구장에 물채우라고 난리 났을거다. WBC는 그 진행과 흥행에서 모두 실패한 대회다. 실제 미국에선 단신으로 소식들이 처리되었고 대회 사무국에서도 한국과 일본 관중들에게 큰 기대를 했다고 한다.[각주:1] 한일 양국간에 역사적으로 친하게 지낼래야 친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스포츠에서 마저 적의를 나타내며 마치 한일전이 대회의 전부인양 언론과 우리는 과도한 제스처를 취했다. 자기나라 대표팀의 눈부신 활약을 하는 것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의사 봉중근'이라던지 반일감정이 넘쳐나는 패러디등을 보면서 야구는 야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데 술마시면서 할 정도의 이야기가가 스포츠뉴스도 아니고 9시 뉴스에 연일 넘쳐나는 현실을 보면서 과도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각주:2] 

2. 김연아, 세계선수권 or 한일전
이제 곧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하지만 관심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의 대결뿐이다. 언론의 관심은 온통 둘의 대결에 집중되어 있다. 세계선수권이 마치 한일전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야구에서 일본에게 진 빚을 김연아가 값아주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은 말 그대로 세계의 선수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대회이다. 한일 양국의 선수가 대결하는 대회도 아니고 더군다나 야구에서 진 빚을 값는 대회도 아니다. 만약 라이벌이 일본선수가 아니라면 우리가 김연아에게 이토록 큰 관심을 가졌을까?

3. 스포츠는 스포츠일뿐 오해하지 말자.
스포츠는 스포츠일뿐이다. 거기에 민족주의와 자본이 결합되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야구 선수들과 김연아를 자유롭게 하자. 우리는 일본의 군국주의와 우경화를 극도로 경계하는데, 내안의 반성은 없었다. 야구와 김연아에 투영된 우리의 모습, 과연 정상일까? 외부에서 보는 우리는 제2의 일본의 모습이 아닐까?[각주:3] 스포츠는 이길 수도 있고 질수도 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한일전이 전부인양 생각하지 말고 보다 큰 안목으로 선수들을 응원했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어깨의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재미있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우리들도 한일전에 목메이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선수들을 응원하자. 한일전이 아니라 세계선수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되길 바란다.

  1. 개최국이자 종주국인 미국이 2회 연속 결승에 못올라가 자존심은 상했겠지만 한국과 일본이라는 필승 흥행카드가 맞붙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손해는 아닐 것이다. [본문으로]
  2. 그 선봉에 K방송국과 C신문사가 선봉에 섰다. 다들 아시는.... [본문으로]
  3. 예를 들어 일본이 해외 파병한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도 해외파병하고 있지 않는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