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멋대로인 서울성곽 축조연도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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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13. 11:55


하루종일 쏟아지던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서 남산의 서울성곽을 산책했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세월을 간직한 성곽의 돌도 구경하고, 그 돌을 다듬고 쌓기 위해 고생한 민초들도 생각이 나더군요. 성곽을 산책하면서 두가지 안좋은 모습이 보이더군요. 하나는 문화재 안내판의 오탈자이고, 다른 하나는 성곽 돌틈에 낀 쓰레기들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습니다.

1. 성곽을 쌓은 년도가 제 멋대로?
제가 산책을 한 곳은 서울 중구 신당동의 성곽입니다. 최근에 산책로도 개설하고 꽃도 심고 조명도 설치해서 보기가 좋습니다. 그러면서 성곽에 대한 안내판을 설치했는데 영문과 한글로 설명을 해놨는데 한글 안내판엔 조선 태조5년 1395년에 축조했다고 설명한 반면에 같은 안내판의 영문 설명에는 1396년에 축조되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한글 설명에서도 위는 1395년이라고 한 반면 아래의 세부설명엔 1396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시대별 축조기법에서도 근처에 있는 다른 안내판에서는 태조5년에 축조된 기법을 설명하면서 "성벽의 구배도 크게 잡음"이라고 되어 있는데 문제의 안내판에서는 "성벽의 구배도 크게 잡"이라고 설명되어 '음'한글자가 빠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화재 안내판은 도로표지판 만큼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실수가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고, 관람객들이 그대로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곽 정비한다고 꽃도 심고 조명도 설치하는것도 좋지만 이런 기본적인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울시와 중구청의 올바른 기재를 바랍니다.

한글과 영문이 서로 다른 안내

1395년 축조

1396년 축조

제대로 된 안내판


2. 성벽 틈새의 쓰레기들
산책을 하고 내려오다가 성곽을 자세하게 봤습니다. 축조기법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오래된 성벽도 있고 최근에 보수를 한 성벽도 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사를 하면서 돌 틈에 쓰레기를 끼워놓기도 하고 공사를 한 시멘트를 성벽에 방치해서 어린 아이들이 보면 조선시대에 성을 쌓을때 시멘트로 마감한 줄 알겠더군요. 깔끔한 마무리가 아쉬운 서울 성곽 정비사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