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개국투쟁사, 적폐청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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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5. 15:01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한다. 그동안 맛집이나 여행지 정보를 찾는답시고 남의 블로그는 하루에 서너번씩 들어가면서도 정작 내 블로그는 찾지 않았다. 블로그하는게 취미여야 하는데 어느 순간 하나의  노동이 되다보니 흥미를 잃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이래저래 바쁘기도 했고...

 

어찌됐든 오랜만에 쓰는 포스팅의 주제는 '책'이다. 어제 몇달만에 홍대를 갔다. 지인의 출판기념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이름은 '조선개국투쟁사'이다. 장르는 정치소설. 역사소설도 아니고 정치소설은 왠지 낯설다. 더구나 소재가 고려와 조선의 이야기이니 말이다.

 

출판기념회는 어찌어찌 잘 끝났고, 집으로 돌아와 책을 펼쳤다. 요즘 소설책 치고는 꽤 두껍다. 428쪽. 조금만 분량이 늘어 났으면 1, 2부로 나누어 출간해야 했을것 같다. 분량은 적지 않지만 내용은 술술 읽힌다. 역사에 아주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 한두번쯤은 읽거나 들어봤을 내용이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고려말-조선초로 이어지는 정권 교체기에 일어나는 권력투쟁을 다룬 이야기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정몽주, 공민왕,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 등인데 정도전이 핵심인물이다. 붕괴하던 고려의 정치체제를 극복하고 성리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 했던 정도전의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고려말은 혼란 그 자체였다. 대외적으론 원나라 대신 명나라가 들어서고 있었고, 왜의 침략은 계속됐다. 안으로는 무신정권 이후 무너진 왕권과 권력을 휘두르는 귀족으로 인해 불만이 가득했다.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진 고려였다. 계속해서 원나라에 줄을 서야 하는지...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명나라에 줄을 서야 할지....자신들의 권력쟁취를 위해 갈팡질팡했다.

 

이에 신진사대부들은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다. 그들은 허수아비 같은 고려왕이 아닌 새로운 왕을 찾았다. 그 결과 이성계가 새로운 나라, 조선의 왕이 된 것이다.

 

권력투쟁을 하면서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단순히 나라 이름만 바꾸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수도를 한양으로 옮겼고, 정치체제도 성리학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축했다. 전혀 새로운 나라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최전선에 섰던 정도전은 이상을 끝까지 실현하지 못하고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자신이 만든 왕 이성계의 아들이었고, 제자 같았던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하다니 참 기구한 이야기다.

 

 

조선개국투쟁사조선개국투쟁사_홍기표 저

 

 

 

보통의 소설이라면 이 600년 전 이야기가 큰 여운이 없었을텐데, 다 읽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

 

적폐청산을 외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가 왠지 조선초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 지난해 국정농단과 탄핵으로 혼란스러웠던 대한민국. 다수의 유권자들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지금 이 시대를 곱씹으며 책장을 넘기면 재미가 배가 될것 같다. 

 

새로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다.  

 

 

<예스24>

 

조선개국투쟁사

조선개국투쟁사

홍기표

여말-선초, 권력투쟁의 문학적 의미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세워지던 시기는 우리 역사에서 매우 특수한 시간이다. 이 시기는 영화보다 드라마 같고 소설보다 극적이다. 태조실록을 읽으며 무협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조선개국투쟁사』는 1374년 공민왕의 죽음부터 1398년 정도전의 죽음까지 까지 약 24년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 시간동안 정도전은 자신이 꿈꾸던 나라를 실제 눈앞의 현실로 그려냈고, 그 나라를 다음세대에 전했다. 숨 막히는 권력투쟁은 문학적인 사건이다. 명분과 욕심이 부딪히고, 개인의 야망과 집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