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다녀왔다. 역사가 깊고 매니아들이 많은 영화제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관람하기는 처음이다. 영화제 관람 전날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영화를 볼까 찾아봤다. 징그럽고 무서운 내용의 영화들도 많았고 코믹스러운 영화도 많았다. 원래는 일본 영화 '변태가면'을 보고 싶었지만 늦은 시간에 상영하길래 다른 영화를 찾아봤다. 아내는 좀 징그러운것을 보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웃긴 영화가 좋아서 서로 타협을 본 영화가 '리와인드 디스: 비디오 테입의 역습 (Rewind This!, 2013)'이다.

 

90년대 말까지 비디오 테잎이 차지하는 역할은 컸다. 방과 후 혹은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취미가 비디오보는 사람들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동네마다 비디오 테입 대여해주는 가게도 많았고, 친구들끼리 돌려 보기도 많이 했다. 순식간에 비디오 테입도 사라지고 대여점도 사라졌지만 그 시절 지지직 거리는 비디오를 보면서 쌓은 추억들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들 기억속에 있다.

 

 

 

그런 비디오 테입을 잊지 못하고 수집하고 추억하는 사람들을 인터뷰 한 것이 리와인드 디스: 비디오 테입의 역습 (Rewind This!, 2013)이다.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나는 그저 비디오 테입을 추억하는 영화인가보다 하고 골랐는데 비디오 테입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도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비디오 테입 수집가부터 비디오 전문 배우와 감독, 그리고 제작자까지 비디오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비디오 테입이 가져온 세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고나니 비디오 테입으로 인해 변했던 세상이 다시금 떠올랐다. 극장에 가서 봐야만 했던 고급스럽고 비싼 영화가 비디오의 등장으로 집에서 편하고 저렴하게 볼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비디오의 등장으로 누구나 쉽게 영화를 제작할수 있었고, 영화산업도 더욱 커질수 있었다. 비디오의 등장은 의도와 다르게 또 다른 산업을 성장시키기도 했다.  바로 성문화이다. 비디오의 등장으로 쉽고 싸고 편하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기에 포르노 산업도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절 친구들끼리 모여 복사한 포르노 테입을 돌려본 기억이 남아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비디오의 성장이 포르노의 발전을 가져온 것인지, 포르노 산업의 발전이 비디오의 성장을 가져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두가지의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포르노 산업의 성장이 마냥 좋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외국에서는 비디오 테입을 수집하고 함께 공유하는 모임이 활발하다고 한다. 희소가치가 높은 비디오 테입은 수십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하니 쓸모없다고 버린 사람들은 나중에 후회할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 관객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는데 감독의 제작의도와 관객의 관람평을 들을 수 있어서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한국에서도 아직 비디오 테입을 잊지 못하고 수집하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상영회를 한다는 분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당시 유행하던 홍콩영화를 대여했는데 자막이 없었던 일, 케이스와는 다른 내용의 영화가 녹화되어 있었던 일, 영화 중간에 포르노가 녹화되어 있었던 일, 대여한 비디오를 꺼내다가 테입이 씹히거나 끊어져 당황했던 일, 재미있거나 섹시한 장면이 나오는 부분은 화면이 지지직 거렸던 일 등등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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