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FM, 수애와 유지태의 서로 다른 기억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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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7. 18:13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습니다. 어제본 영화는 [심야의 FM]입니다. 땡기는 영화는 아니었는데 보고 싶은 영화들은 대부분 이번주말에 개봉하는 거였고, 시간도 맞아서 고른 영화입니다. '심야의 FM'은 수애와 유지태 주연의 영화입니다. 예매율 1위 영화답게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몰랐는데 KBS 아나운서였던 최송현씨가 라디오 작가로 출연하더군요. 왠지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었는데 했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사람 사이의 다툼은 대부분 오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렇게 말했는데 상대는 저렇게 받아들이면서 오해가 싹트고 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것입니다. 내 뜻과는 다르게 해석되어 파장이 일어나는 일도 있고 같은 말이라도 어감이나 상황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심야의 FM'도 그런 내용입니다.

라디오 디제이로 한창 잘나가던 아나운서 고선영(수애). 그리고 스토커인 팬 한동수(유지태)가 수애의 마지막 방송 시간에 가족들을 인질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내용이 큰 줄거리입니다. 영화음악을 소개하는 심야 FM 프로의 디제이인 수애는 아이의 수술때문에 고별방송을 하고 미국으로 떠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광팬 유지태는 그녀의 마지막 방송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수애가 했던 방송멘트들이 유지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유지태는 왜 연쇄살인을 벌였는지 점점 밝혀지게 됩니다. 수애의 멘트들이 유지태에겐 다른 방식으로 들렸던 것입니다. 왠지 이 영화를 보고 모방범죄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되 되긴 하는데 가끔 정신이상인 사람들이 영화나 게임을 따라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곤 합니다.

그나저나 수애의 목소리는 정말 심야에 라디오 방송하면 인기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미로운 목소리가 남성팬들 꽤나 모을거 같아요. 수애의 모성애 가득한 연기도 좋았고 낮은 음색의 유지태의 악인 연기도 소름끼쳤습니다. 조연으로 출연한 마동석의 연기도 새로왔구요.

고별방송 2시간동안 벌어지는 일치고는 상당히 꽤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는데 쉴새 없이 너무 빨리 몰아쳤던 것은 조금 아쉽더군요. 라디오라는 소재와 스타와 팬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는 신선했습니다. 최근 타블로 사건도 있었고 연예인들이 팬들의 악플 또는 과도한 사랑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사회적 분위기도 이 영화가 탄생하게 한 배경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