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과 야구장 건설 공약들 믿을 수 있을까?

흑백테레비

·

2009. 4. 21. 12:13

◎ 왼쪽 안산돔구장, 오른쪽 고척동 돔구장

서울 고척돔 돔구장에 이어 안산시도 돔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WBC의 흥행에 힘입어 각 지차제들이 앞다투어 돔구장과 야구장 신설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군다나 내년에 있을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돔구장과 야구장 신설'이란 대중에게 인기있을 공약을 한표가 아쉬운 정치인들이 채택하지 않을리가 없다.


1. 돔구장 및 야구장 관련 공약들

야구장 관련 공약들은 매번 선거때마다 되풀이 되는 공약이다. 하지만 약속들은 번번히 지켜지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야구장 관련 공약들은 물보 터지듯이 나올게 뻔하다. 야구팬들이 지역과 이념을 넘어 뭉쳐서 '야구당'을 만들어 철저히 검증을 해야 할 정도로 정치인들의 야구장 공약은 믿지 못할 공약이 되어 버렸다.

1) 2003년 관련 보도에 의하면 광주시장에 취임한 박광태 시장이 3만석의 광주구장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2006년 개장하기로 했다. 전용구장 건설은 기아가 해태를 인수할때 약속사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9년 현재 광주는 아직도 낡은 무등구장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2) 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울산 박맹우 시장은 프로야구단 유치와 야구장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2009년까지 프로야구단 유치는 커녕 야구장도 없는 상태이다.

3) 삼성라이온즈가 있는 대구시도 매년 야구장 신설에 관한 계획과 공약을 발표하는 곳이다. 하지만 대구도 광주와 더불어 최악의 구장에 뽑히는 곳이다.  세계 초일류 기업이라고 자처하는 삼성과 매년 선거때마다 야구관련 공약을 내거는 대구의 구장은 야구열기와는 별개로 최악인 것은 분명하다.

4) 이번 4.29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도 공약중에 야구장 신설이 있다. WBC 인기에 힘입어 표를 얻으려고 하는게 분명해 보이는 대표적인 야구장 공약이다. 야구장 건설에 대한 공약만 있고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무런 대책도 없다. 그리고 이런 공약은 시장에게 어울리지 지역을 대표해 나라의 운영을 책임져야 할 국회의원 공약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

5) 이대엽 성남시장도 지방선거 공약으로 2011년 완공을 목표로 돔구장을 추진했다. 안산시가 돔구장 건설을 발표하자 성남시도 돔구장을 건설을 발표해 중복투자와 과잉투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경제가 어려워지도 지자체의 의지부족과 재정부족으로 성남시의 돔구장 약속은 흐지부지된 실정이다.


2. 돔구장 과연 필요할까?

지구온난화로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4계절이 나뉜다. 그러기에 실외에서 야구를 하는 것에 제약이 많다. WBC 같은 국제대회도 휴식기인 겨울에 개최되기 때문에 돔구장이 필수이다. 프로야구도 장마기엔 취소되는 경기가 많아 돔구장이 있으면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고도 야구를 할 수 있다. 돔구장 건설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고척동 돔구장은 정확한 수요예측이 없이 WBC라는 성과때문에 급하기 돔구장으로 변경되었다. 안산돔구장도 부실이 예상되는데 구장만 있고 야구단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야구팬이 많은 서울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접근성에도 문제가 있다. 수요예측과 현실적인 판단없이 지자체들이 표를 의식해 돔구장 건설을 남발한다면 활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공연문화나 기타 관람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아 야구휴식기에 돔구장의 활용에도 큰 신경을 써야 한다. 월드컵 이후 수없이 생긴 큰 축구장들이 지금은 골치거리로 전락한 지자체들에게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3. 지방구장 신설이 먼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돔구장이 곳곳에 생기는 것은 국가적으로 낭비다. 현실적으로 돔구장은 서울 같은 곳에 한곳만 건설하면 된다. 그보다 더 급한 것은 지방구장들이다. 대전, 대구, 광주, 마산의 구장들은 프로경기를 할 수 없을정도로 시설이 낙후됐고 보완으로 해결될 구장들이 아니다. 여기저기 돔구장을 신설할 금액으로 지방구장에 대한 건설이 앞장서야 될 것이다. 그동안 지자체들의 공약이 실패한 이유는 지자체의 무리한 공약도 문제이지만 법상의 문제와 중앙정부의 지원부족이 컸다. 이제는 정부차원에서 야구장 건설에 대한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지역 실정에 맞게 작은 구장이 여러개 생기는 것이 우리 나라 야구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 야구 유망주들과 사회인 야구팀들이 마음 놓고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구장들이 더 절실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 KBO는 보여주기와 표심 얻기의 야구장 건설보다 동네야구장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