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얼굴을 가진 한국인, 중국인 취업사기를 보며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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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23. 12:16

오늘 아침 출근해 뉴스를 보다가 한국인에게 취업사기를 당한 중국인들의 시위에 관한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중국 하이린시에서 790여명이 20억원 가량의 집단 취업사기를 당했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은 금전적인 피해보상은 물론 한국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사기사건 때문에 반한감정이 들끓고 있고,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피해자측에 따르면 사기로 인해 피해자 가정의 35%가 이혼을 했으며 화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범인은 국내에서 검거되었지만 4억가량 밖에 회수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지 한인회측에서는 정부가 개입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기사를 접하면서 취업사기를 친 한국인이 비난당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댓글들의 상당수는 오히려 중국인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넘쳐나더군요. 댓글의 상당수는 중국의 보이스피싱이나 저질 음식 문제를 예로 들며 오히려 중국인들을 비난하더군요. 맞습니다. 한국인들도 중국인들에게 사기를 당하거나 저질 음식이나 물건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한국인의 피해)들과 중국인들의 피해를 연계시켜야 하나요? 아울러 저질 음식과 물건을 수입해 오는 사람이 누구이겠습니까? 비난 받을 사람은 그걸 수입한 한국인 무역업자이지 피해를 당한 중국인들은 아니잖습니까?

한국도 이제 세계적인 경제 대국입니다. 타국에서 한국인이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한국인에게 사기를 쳤다면 그런말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서 노동 착취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십니까? 우리도 당했으니 너희도 당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요?

매년 독도 문제와 군국주의 문제로 언론에서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우리안의 우경화와 인종차별에 대해선 반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탓하면서 우리가 저지른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사죄하지 않는 우리입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개정은 온국민이 규탄하면서 우리는 독재를 비판하는 역사교과서를 수정하는 우리입니다. 오랜 단일민족의 신화와 식민지 경험 그리고 교육으로 인해 우리나라만큼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는 이스라엘 빼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피해를 당해 가정까지 파탄난 피해자들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못된 사람들의 사기사건으로 양국 국민들마저 서로 적이 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안의 왜곡된 소제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2009/03/28 - [삐뚤한 시선] - 우리안의 동북공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