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아는 만큼 보인다
흑백테레비
·2013. 12. 15. 09:44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바라보는 깊이와 넓이는 분명 다를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럴 것이다. 아직도 망언을 일삼고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깨닫지 못하는 일본이지만 우리 또한 그들을 비난만 할줄 알았지 제대로 공부하고 비판한 적은 없었던것 같다. 일본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뿌리는 무엇인지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을 얇잡아보는 경향이 있다. 세계 경제 대국이자 여러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객관적으로 잘 나가는(?) 일본을 대놓고 무시하는 국가는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할것 같다. 아마도 이는 역사속에서 숱한 일본의 침략을 물리쳤다는 것과 일본 문화의 뿌리는 한반도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일본 문화의 뿌리는 한반도일까? 우리는 그렇다고 굳게 믿고 있는데 정작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중국의 문화가 한반도를 통해 일본으로 들어왔다고 하면서 교묘하게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 문화의 많은 것들이 한반도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본의 모든 것을 우리 선조들이 전수해주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것 같다. 일본 스스로 이뤄낸 것도 분명 있을 것이고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중국으로부터 직접 전수 받은 것도 있을테니 말이다.
또한 설사 한반도를 통해 여러가지를 배웠다고 쳐도 그것이 일본의 것이 아니라고도 말하지 못한다. 받아들이기는 한반도에서 받았을지언정 그것을 다시 일본만의 것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끌려간 도공들은 조선의 도자기 기술을 일본에 전파했지만 후손들은 일본만의 색을 더해 전혀 다른 일본 도자기를 만든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어찌 일본의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일본의 역사왜곡과 망언등은 비판해야 겠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어릴적 학교에서 세계사를 공부한 기억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 역사도 제대로 공부할 시간도 깊이도 부족하지만 어쨌든 세계사도 잠시 배우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정작 유럽과 미국의 역사는 대충 배웠어도 일본이나 동남아 국가들의 역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은 많은 교훈을 준다. 우리가 몰랐던, 평생 잊고 지낼뻔한 역사 사실들을 쉽게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임진왜란 시 일본으로 포로로 끌려간 도공들을 전쟁이 끝나고 조선에서 온 관리들이 다시 데려가려고 했으나 도공들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비록 포로의 신분이고 멀리 고향을 떠나온 신세이지만 다시 조선으로 돌아간다면 하층신분 신세일텐데 일본에서 대접받고 사는게 낫다는 도공의 말이 인상 깊었다.
민족주의 사고 하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 유홍준 지음/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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