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의 패배를 보며 2인자 빙그레이글스가 떠오르다

흑백테레비

·

2010. 10. 14. 00:00

플레이오프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끝났습니다. 경기 초반 5점을 득점한 두산이 싱겁게 이기나 했는데 삼성의 저력이 대단하더군요. 결국 연장전까지 갔고 마지막 공하나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 경기는 삼성의 승리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명승부중에 명승부로 기억될 것입니다. 다섯게임 내내 1점차의 승부를 펼쳤고 경기가 끝날때까지 승리팀을 점칠수 없을정도로 대단한 접전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힘을 빼서 한국시리즈는 재미가 없을것 같은 느낌마저 들정도였습니다.

오늘은 승리팀 삼성이 아니라 두산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명승부 끝에 한국시리즈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두산의 플레이는 정말 멋졌습니다. 제가 두산팬은 아니지만 두산팬들이 부러울 정도로 두산은 강팀이었습니다. 90년대 최고의 팀을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해태타이거즈를 뽑을 것입니다. 당시 해태는 두려울 것이 없었던 팀이죠. 국보급 투수로 불리울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한 대투수 선동렬과 그라운드를 지배한 이종범 그리고 수많은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해태의 그늘에 가린 또 하나의 강팀 빙그레 이글스가 기억납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불리운 강타선은 해태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정규시즌에서 1위를 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선 늘 해태에게 패했던 빙그레였습니다. 해태와 빙그레는 88년, 89년, 91년, 한국시리즈에서 세번 맞붙었지만 모두 패하고 말았습니다. 92년엔 롯데와 맞붙었지만 역시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최근 두산베어스를 보면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의 빙그레가 생각나더군요.


누구나 인정하는 강팀이었지만 2인자에 머물러야 했던 빙그레이글스. 매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SK 또는 삼성의 그늘에 세번이나 좌절을 맛본 두산베어스. 하지만 두산은 젊고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으니 언젠가는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년 2인자였던 빙그레 이글스도 결국 99년에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으니까요. 지금 맛본 좌절이 경험이 되어 앞으로 두산의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아 그리고 트위터를 보니 경기가 끝나고 손시헌 선수를 비난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경기가 끝난 마당에 특정 선수를 비난하는 것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손시헌 선수때문에 이긴 경기도 있지 않나요? 마지막 볼처리가 아쉽긴 하지만 애매한 곳에 떨어졌고, 손시헌 선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삼성에게 따라줬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은 한국야구가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도 명승부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