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논란,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사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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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6. 22:54


국회앞 의원회관쪽 건널목엔 1인시위 하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주 볼수 있는 1인시위자는 단연 황우석박사를 지지하는 분들의 1인시위입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한사람의 과학자를 위해 수년동안 1인시위를 하는 분들을 보며 한편으론 불쌍해보이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오늘 황우석 박사에 대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황우석박사에게 논문조작은 유죄를 사기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지지자들이나 일부 국회의원들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은 황우석박사에게 부정직한 과학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황우석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러워 했지만 그 성공신화는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폭로와 변명이 이어졌고 결국 황우석 박사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고 사라졌습니다. 지지자들은 민족주의와 경제논리까지 끌어다 황우석박사를 옹호했습니다. 연구를 위해 부정한 과정이나 횡령등은 눈감아주고 그 결과에 따른 특허권이나 경제적 이득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죠.

대국민 사기극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준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황우석 박사를 옹호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것 같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성공신화와 그 불행한 결말은 한국 사회의 결과중시가 한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연구가 인정을 받으려면 결과 못지않게 그 과정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죠. 2등, 3등은 살아남지 못하고 오직 1등만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합니다. 생존경쟁에서 어쩔수 없다고 하지만 일단 1등이 되고보자는 사회 분위기는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보더라도 어떻게 하든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에 불법탈법선거를 치루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을 뽑은 것이 아니라 CEO를 뽑은 것이라고 합니다. 정치가 죽었다는 이야기죠.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도 온갖 의혹에 휩싸여 있고 고위 공직자들도 한점 부끄럼 없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시되는 아름다운 사회가 진정 선진국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