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신드롬과 이명박 당선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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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16. 11:32


허경영이라는 세글자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허경영 신드롬이 과연 정상일까? 그는 작년 대선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구속되었다. 사실상 사기죄나 마찬가지이다. 그런 그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를 해서 각종 연예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콜미'라는 노래도 만들었다.

출소 뒤에도 반성은 커녕 여전히 '자신의 눈을 보면 모든 근심걱정이 없어지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고, 축지법을 쓸수 있다'라며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발언을 하고, 뉴스거리에 목말라 있는 언론들은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허경영이 작년 대선과 이번에 다시 인기를 끄는 것도 언론의 역할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도인, 기인이라고 부르지만 그는 도인도 기인도 아니다. 출소후의 언행을 보면 오히려 사이비종교 교주같아 보이기도 한다. 허경영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들을 교묘하게 파고 들었고, 이명박도 우리가 겉으론 비난하지만 모든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들(집, 돈, 출세)을 이용해서 대통령이 되었다.

사실 허경영와 이명박에겐 큰 차이가 없다. 둘의 차이가 있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정당과 조직이 있었고 세련되었다는 것이다. 둘의 공약은 허황된 면은 공통점이다. '한반도 대운하'나 '뉴타운'은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줬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허경영도 신혼부부에게 거액을 제공한다는 등의 공약으로 인기를 끌었다.

허경영은 불법을 저질렀지만 이명박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들을 기만했던 것이다. 허경영 신드롬을 보면서 우리는 또 속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경영씨의 공약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웃었고, 있을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반대를 하고 비판했다. 허경영은 허위사실유포로 구속되었고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었다. 

허경영과 이명박 대통령은 다른점도 있다. 허경영씨가 대통령이 될 일도 없고, 신드롬 현상도 열기가 식으면 잊혀지는 인물이 되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웃을거리가 없는 사회가 허경영이라는 이상한 인물을 찾아냈고, 가쉽거리가 필요했던 언론이 '옳다구나'하고  보도하는 행태이다. 허경영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