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는 항상 개그콘서트를 즐겨본다. 사실 나는 영구와 맹구류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시사풍자 코미디를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 개그에선 이 두가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개그의 두가지 축인 몸개그와 시사풍자 코미디가 사라지고 말장난 식의 개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정통은 아니지만 시사풍자 코너를 뽑으라면 그나마 '뿌레땅 뿌르국'이라는 코너일 것이다. 뿌레땅 뿌르국의 인구는 총 3명. 거기에 난민 한 명이 뿌레땅 뿌르국에 오면서 벌어지는 황당한 이야기가 줄거리다. 난민 김기열이 무엇이 필요하다고 하면 인구 3명중 대장인 박영진이 돌변하면서 '제가 oo입니다.'라고 한다. 맞다. 뿌레땅뿌르국에선 3명이 모든걸 다 해먹는다.

뿌레땅뿌르국은 대통령에서부터 의사, 변호사, 장관, 은행장, 경찰등 모든걸 3명이 다 해먹는다. SKY고소영, 강부자가 다 해먹는 이 정부와 비슷하다. 보수 언론과 재벌, 정부끼리 국민들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끼리 박수치고 삽질하는 이 정부와 같다. 

여기로 가면 저기로 가라고 하고, 이렇게 하라고 해놓고선 저렇게 하라고 하는게 뿌레땅뿌르국이다. 이명박 정부도 국민성공시대를 열자며 아무대책없이 철거민들을 내쫓고 자전거 타자고 전국에 자전거길을 건설한다. 녹색성장을 하자며 대운하를 파고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며 미국쇠고기를 수입한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놓고 재벌의 재산을 불린다.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해놓고 자기들끼리만 소통한다. 

예를 들자면 수백가지가 있겠지만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노동절과 촛불1주년에 벌어진 폭력시위 및 진압 논란도 뿌레땅뿌르국 같은 이명박 정부의 작품이다. 집회를 하기도 전에 경찰은 불법이라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아울러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는 불법폭력시위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합법적인 방법으로 성숙한 시위 문화를 당부한다고 발표한다. 이에 화답하듯이 경찰은 불법시위자를 색출하고 폭력시위대에 고춧가루액을 뿌리겠다고 한다.

경찰은 불법시위라며 시위허가를 안해주고 정부는 평화시위하라고 한다. 노동자와 촛불시민들은 집회를 하기도전에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과정이다. 결국 광장을 빼앗긴 노동자와 시민들은 당연히 항의를 했고 이제 불법시위를 한 노동자와 시민들은 무수히 연행을 당했다.

개그콘서트의 다른 코너 '분장실의 강선생님'이란 코너의 유행어를 빌려 이야기하면 그들은 국민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긴 니들이 뭘 알겠니. 한미동맹을 알겠니? 나라 잃은 설움을 알겠니? 자동차 팔려고 쇠고기 수입한 그 뜻을 알겠니?"라고 말이다. 그러면 우리들도 할말이 있다. "니들이야 말로 뭘 알겠니? 자기집 철거당하는 고통을 알겠니? 등록금이 없어 자살하는 마음을 알겠니?" 경찰과 정부, 니들 참 고생이 많다.

자기들(SKY, 고소영, 강부자)끼리 다 해먹는 것은 이명박 정부만의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병폐다.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인도의 카스트 제도가 인도발전을 저해한다고 배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대한민국에도 계급제도가 있다. 바로 학벌, 지연, 인맥, 그리고 무엇보다 이다. 

개그콘서트의 뿌레땅뿌르국은 웃기기나 하지, 2009 대한민국 민초들의 삶은 가혹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에서 서민이란 존재는 표류민과 같다.
하! 정말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매번 쁘렝땅쁘레국을 보며 느끼는 바입니다. 정말 어떻게 그렇게 닮아 있는지...
wrote at 2009.05.04 12:06 신고
어제 개콘을 보며 느낀점을 적어봤습니다.

지들끼리 짜고치는고스톱이 정말 이 정권과 닮았더라구요.
wrote at 2009.05.04 17:21 신고
^^ 멋진 비유시네요..
학벌, 지연, 인맥이 다 해먹는 나라..
wrote at 2009.05.04 19:53 신고
고맙습니다.

그런 신종계급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사회의 갈등은 없어지지 않겠죠.
wrote at 2009.05.04 20:07 신고
저도 이 코너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코너 사이사이 풍자적인 내용이 들어있어서 주의깊게 보는데
흑백테레비님의 글을 보니 좀 더 심오한(?) 의미를 찾게 되는군요...ㅎㅎ
잘보고 갑니다...^^
wrote at 2009.05.04 19:52 신고
개그맨들이야 뭐 그렇게 심오하게 생각하겠습니까만은..

가상의 나라와 현재 대한민국이 너무나 닮아있죠.
wrote at 2009.05.04 20:57 신고
이로 인해서 한국은 전체적으로 다시 1960-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탈리아도 배제 못 하고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일한 해결책이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신세대분들께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인데, 현 정부는 이를 무조건 악의 세력으로 간주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wrote at 2009.05.05 02:51 신고
트루먼쇼 보는거 같아요. 요즘
글썌요. 
wrote at 2009.05.04 22:32
우파를 보는 시각이 그럴 수 있다고는 봅니다만 반대로 우리나라 좌파 또한 그리 떳떳하거나 자기 역할을
다 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인사가 지연이야 국회의원 선거하면 어느 당 후보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분명할 것이고 여기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것은 전라도 출신이거나 전라도와 연고가 있는 분들일테고
학연이라는 것도 과거에 소수만이 대졸의 영광(?)을 누렸던 시대는 사라져가고 75%가 대졸이라는 기형적인
교육제도에는 아무도 반기를 안들면서 등록금이 비싸다. 취직이 안된다는 정글같은 사회현실을 전혀 경험 못한듯한
주장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촛불집회도 폴리스라인을 넘지 말고 허가 받은 사안에 관해서 자기 의견을 표출하면 되었지만
작년의 집회양상은 어느 누가 보아도 불법입니다. 오늘 시내에서 데모가 있나 없나 따지면서 스케쥴
조정을 해야하는 그것도 몇 달 씩 해야하는 나라가 무슨 내전 치루는 나라도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리고 결국에는 pd수첩 보도는 허구임이 알리사 빈슨의 사망원인이 정확히 밝혀짐으로서
증명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처지 감정 하나만을 믿고 과학적 논리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선동당하는 사람들이구나가
제가 작년에 느낀 바입니다.

학벌 지연 인맥은 어느 쪽도 마찬가지 이야기입니다.
wrote at 2009.05.05 02:50 신고
어느쪽도 다 마찬가지라고 말하면, 도대체 어떻게 바꿀수가 있죠?

신만이 해결할 수 있겠네요.

촛불집회의 결과나 양상만 보고 판단하는것은 넓게 보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진행 양상과 결과가 왜 나왔을까요?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과 발언들때문이겠죠. 이것이 고쳐지지 않는데 시위대에게만 잘못을 돌리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노땅 
wrote at 2009.07.07 10:21
꽤나 오래된 글에 답변 한번 달아보면 저도 '글쎄요'님말에 어느정도 공감하네요. 어느쪽도 다 마찬가지인게 지금 현 상황입니다. 세상돌아가는 일이 그렇고요. 그래서 지금 나라상황이 바뀌지 않고있는겁니다^^;;어느 누가 완전 잘했고, 잘못했다는 상황이 나올수가 없습니다. 누구 한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것 자체가 웃긴겁니다. 항상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술자리에서 까기만 할뿐 답을 못내놓죠. 당장 자신의 자리에서도 제대로 된 일처리를 못하면서 나랏일하는 사람들에겐 일처리 못하냐고 타박을 할뿐이죠^^;;
노땅 
wrote at 2009.07.07 10:23
무슨일이 터지든 정부탓으로 돌리는것도 넓게 보지 못하는것이랍니다. 특히 항상 '현'정부, '현'대통령만을 타겟으로 삼는것 말이죠. 그만큼 시야가 좁다는 거죠. 흑백테레비님의 생활을 알리가 없는 저이지만 일단 어떤것을 비판하기 전에 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하고 계시는지부터 돌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인터넷서 맨날 나라탓만 하고있는 사람들 보면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이거비밀인데.. 
wrote at 2009.05.08 10:26
대다수가 이 프로를 보면서 그렇게 느끼고 있을 건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말씀하시면..곧 개콘 pd가 이 프로 내리라는 압력을 받겠군요..ㅠㅠ
wrote at 2009.05.08 11:38 신고
공공연한 비밀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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