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아시아뮤직어워드(MAMA)엔 아시아가 없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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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1. 20:49



주말 텔레비전을 보면서 평소 습관처럼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습니다. 무한도전도 재밌어 보이고, 천하무적 야구단도 재밌어 보였는데 오늘은 MNET에서 해주는 아시아뮤직어워드(MAMA)가 눈에 들어와 보고 있습니다. 연말 시상식들에 대해 그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가수들이 많이 나오니까 좋긴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뮤직어워드는 시작때부터 잡음이 있었습니다. 시상식에서 제일 중요한 신뢰도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일부 가수들이 선정기준을 문제삼으면서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는 비단 아시아뮤직어워드뿐만 아니라 한국의 많은 시상식들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음악계뿐만 아니라 얼마전엔 영화계의 한 시상식도 선정기준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은 매년 문제가 되어 왔던 분야입니다. 방송사들마다 선정기준이 다르고 또한 자기 방송사에 유리하거나 공헌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 상을 몰아주거나 또는 상을 너무 남발해서 문제가 되곤 했습니다. 때문에 연말 시상식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시상식을 남발하기보다 공신력있는 하나의 시상식을 만들어 상을 주고 받는 것이 가수들이나 영화인들에게도 멀리볼때 좋다고 생각하는데 각자들 계산이 달라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아울러 이번 엠넷의 아시아뮤직어워드를 보면서 가장 큰 의문점은 '이름은 아시아인데 왜 한국의 가수들만 있나?' 하는것 입니다. 아시아뮤직어워드란 이름을 붙이려면 한국을 물론이고 중국, 일본, 나아가 동남아국가들까지 포함해야 아시아가 될텐데 두시간가까이 본 시상식은 온통 한국 아이돌 가수들만 출연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뮤직어워드는 중국과 일본에서 위성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시상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시아의 이름에 맞는 가수들은 나오지 않고 온통 한국 가수들만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아뮤직어워드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입니다. 외국 가수는 일본의 아이돌가수 그룹이 나온것이 전부입니다.

문화적으로 다양한 아시아의 음악 소개와 시상은 없고 오직 한국 가수들에 대한 시상인데 왜 아시아어워드라고 이름을 붙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경차에 슈퍼카 엔진을 얹은것 같이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아시아를 열광케하려면 그리고 아시아뮤직어워드란이름에 맞게 시상식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오늘 본 아시아뮤직어워드는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그냥 솔직히 '아이돌가수 경연대회'라고 했다면 저처럼 딴지거는 사람도 없을테고 선정기준을 문제삼아 불참하는 가수들도 없을 것입니다. 언제부터 한국의 가요들이 아시아뮤직이라고 통칭되어 왔는지 궁금합니다. 한국가요가 곧 아시아인가요? 

미국 프로야구의 한해 최고팀을 가리는 시리즈를 '월드시리즈'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월드'인데 사실 미국팀들간의 경기입니다. 상당한 자만스런 이름입니다. 자신들의 야구가 세계최고라는 생각이겠죠. 아시아뮤직어워드가 자신들의 바램대로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이 되려면 시상식의 공정성은 물론이거니와 시상식의 울타리도 한국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아시아를 품는 모습이 보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