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고 후레쉬하게 가격담합한 소주업체들
흑백테레비
·2009. 11. 19. 10:38
Soju!! by Jaako |
'쿨, 후레쉬' 알게 모르게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단어이다. 어디에서? 바로 술집에서 말이다. 여성 톱스타를 내세운 소주 광고의 문구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주는 서민들의 일상에서 빼놓을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아무리도 요즘 막걸리와 사케 또는 와인이 떠오르고 있다고 해도 소주를 따라가기엔 한참 멀었다.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 소주업계의 가격담합이 적발되 총 20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되었다. 부과된 과징금을 살펴보면, 진로 1162억원으로 제일 많고, 두산 246억원, 대선주조 206억원, 금복주 172억원, 무학 114억원, 선약 102억원, 롯데 99억원, 보해 89억원, 한라산 42억원, 충북 19억원, 하이트주조 12억원 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6년이후 두차례에 걸쳐 10%가량 소주가격을 올리면서 출고가격을 담합해 무려 2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서민들의 주머니를 이용해 거액의 매출을 챙긴 셈이다. 물론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그것이 매출로 이어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불공정하게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가로 막았기 때문에 이번 소주업체들의 가격담합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소주병의 뒷면을 보면 가끔 1병당 얼마를 모아 장학금이라든지 지역개발 또는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다고 선전하곤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점에서 칭찬받아야 마땅하지만 겉으론 좋은일하고 뒤로는 가격담합으로 소비자들의 돈을 빼앗은 꼴 밖에 되지 않았다.
수억 또는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잘나가는 여성 연예인들을 내세우는 소주업체들. 작년엔 한 소주업체가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물의를 일으킨적도 있다. 뚜껑에 현금이 적혀 있으면 그걸 주는 이벤트였는데 정작 당첨되었다는 사람은 없고 소주회사 직원이 술집주인에게 어떤것이 당첨되는 소주인지 알려주었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그만큼 마케팅 전쟁이 치열한 곳이 소주시장이다. 하지만 이젠 유명 여자 연예인이나 거액의 홍보비용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보다 정직한 유통과 가격으로 선택을 받아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가격담합이 적발되고 과징금이 부과된다고 대한민국 소주시장이 얼어붙지는 않겠지만 소주업체들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서민들이 소주를 사랑하는건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들은 소주를 찾는데 업체들은 그걸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 매출과 홍보비용에 비해 얼마되지도 않는 이벤트성 사회공헌보다 공정한 유통을 실현한게 급선무인듯 하다.
이러고도 소비자들에게만 '쿨'하고 '후레쉬'하게 받아들이란 말인가? 정작 '쿨'하고 '후레쉬'해야할건 소주업체들 당사자들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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