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 회장 크리스마스 사면복권이 웬말?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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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3. 11:49



크리스마스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연말은 어려운 경제위기와 어두운 사회분위기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과 크리스마스의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특사이다. 빈번한 특사로 인해 사면이라는 본연의 의미마저 퇴색한 느낌이지만 벌써부터 각계에선 특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 단연 이건희 전 삼성회장에 대한 크리스마스 특사는 논란거리이다. 과연 이건희 전 회장을 사면복권시켜야 할까? 먼저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해 사면복권을 주장한 사람은 재계가 아니라 체육계와 강원도지사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있어 지원해줄 IOC위원이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IOC위원인 이건희 전 회장마저 활동을 중지한 상태라 복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체육계가 앞장서자 이젠 재계에서도 슬슬 사면복권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위기에 삼성과 재계를 이끌 부족한 리더쉽을 이건희 전 회장이 채워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재벌총수들이 아무리 죄를 지어도 전례를 볼때 다들 특사로 사면복권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 크리스마스 특사를 바라고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부 아니던가?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크리스마스 특사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과연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이미 이건희 전 회장은 말그래도 전 회장이다. 더 이상 삼성의 오너도 아니고 경영일선에서 은퇴한다고 공언하지 않았던가? 그에게 사면복권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한 설사 삼성에 이건희 전 회장이 필요한다고 해도 알게 모르게 뒤에서 삼성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닌가?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유치에 있어 IOC위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맞지만 꼭 이건희 전 회장일 필요는 없다. 연속 유치에 실패한 동계올림픽을 재차 유치신청한 강원도도 어이가 없지만 경제효과의 실체도 없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범죄자를 사면복권하면서까지 목매달아야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이건희 전 회장을 사면복권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 두게 하는것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위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치뤄야 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죄값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선 죄를 지어도 재벌들은 특사로 쉽게 풀려나오거나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례를 들먹거리며 특사를 논하기 전에 그런 잘못된 관습은 버려야 하는게 옳은것 아닐까 생각된다.

삼성 X 파일을 폭로한 노회찬 전 의원은 사법처리하려고 하면서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건희 전 회장은 제대로 된 수사도 받지 않았고 법정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 사면복권 논의는 X파일 문제와는 다른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것이다.

이건희 전 회장은 사면복권 받을만큼 죄를 뉘우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형을 살았다면 모를까 더군다나 집행유예 아니던가. 이건희 전 회장을 사면복권 시켜줄만큼 마음이 넓은 정부(?)였다면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왜그렇게 모질게 대했는지 묻고 싶다. 이명박 정부는 불리할때마다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하곤 한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지 크리스마스에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