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유치로 한국도 선진국?

흑백테레비

·

2009. 9. 30. 12:37

G20 피츠버그 정상회의


 난데 없는 선진국 타령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다녀온뒤 연일 언론보도에서 내년 G20 정상회의 유치와 그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상회의를 유치함으로써 얻게되는 경제파급 효과부터 이제 우리도 선진국이 되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연 이제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일까? 사실 경제 규모로 본다면 선진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사회통념상 선진국이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와 문화를 합쳐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G7, G8이라는 자기들만의 리그를 구성해 자만이 넘치는 이른바 선진국들이라는 나라들도 아니꼽지만 G20으로 확대된 그룹에 한국이 끼다니 한국이 많이 성장하긴 했나보다.

사실 G7이나 G8 또는 G14엔 한국이 끼지 못한다. 아시아에서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국가는 일본과 중국뿐이다. 어찌보면 부자나라 그룹에 끼고 싶어서 안달난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G20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도 없고 현실이 그렇지도 않다. 어차피 현실은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의 주도일 것이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선진국이 되었다느니 서민들은 체감도 못하는 경제 파급효과가 얼마느냐 떠들지 말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이다. 선진국이라고 하기엔 우리 스스로 부끄럽지 않나? 삼성과 엘지,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있지만 말그대로 그 뿐이다. 수많은 중소기업은 세계는 커녕 대한민국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또한 선진국이라 하기엔 인권과 복지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 난데없는 4대강 사업에 복지예산은 늘기는 커녕 오히려 줄고 인권은 70년대로 되돌아 가고 있다. 법질서 회복을 외치고 있지만 이건 회복이 아니라 후퇴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 인권마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난 시절 우린 일본의 엄청난 성장에 질투를 했다. 돈만 벌줄 알았지 반성과 책임은 없다고 비난했다. 일본이 세계무대에서 경제규모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데도 불구하고 빈국에 대한 원조는 커녕 북한에게도 원조를 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인사는 노동3권을 부정하고 노조를 죄악시하고 있다. 부는 평등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한 겨울 집에서 쫓겨나길 거부한 죄로 목숨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계 어느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의문이다.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해도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0년간의 성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성장이었을까? 아직도 많은 곳에서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고 있다. 이제 G20 정상회의도 유치하고 선진국이 되었는데 도대체 그놈의 '때'는 언제란 말인가. 

이제 돈 좀 벌었다고 거들먹거리는 졸부처럼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는 차별하고 무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이 현지인들에게 폭력과 차별을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 미국문화와 일본문화를 저질문화라며 배격하자고 하던 사람들이 한류는 세계최고라며 현지문화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보수와 진보의 차이도 없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선진국이 될 수 없듯이 돈만 많이 번다고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지난 30년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온 우리는 이제 반성과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짜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한 경제 규모에 맞는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와 책임[각주:1]도 동반해야 한다. 

 * 세계는 급변하는데 대한민국은 저탄소 녹색성장한다며 70~80대 개발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예산으로 차라리 전국민에게 아이폰을 지급하는 것이 경제파급 효과는 클 것이다.

  1. 유엔에 내는 비용은 초라하기 그지없고 우리는 선진국에 아직도 아기를 입양시키는 선진국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