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국1위 공주시 학생들은 과연 행복할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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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4. 20:01


조선일보의 표


전국에선 유명하지 않을지 몰라도 충남에서 공주시는 교육의 도시로 불리운다. 충남에서 부여와 함께 백제의 수도였고 대전으로 도청이 이사가기전까지 충남의 중심지였다. 지금은 아산, 천안, 서산등이 큰 도시이지만 교육열은 공주시를 따라오지 못한다. 인구 13만의 소도시에 인구에 비해 많은 학교가 있다.

일제시대에 개교한 유관순이 다녔던 영명고등학교와 박찬호와 김종필의 공주고등학교, 그리고 지역 최고의 명문고등학교인 공주사대부속고등학교가 있고 다크호스인 기숙형 고등학교 한일고등학교가 있다. 인문계고는 교육열이 상당히 높아 사실 별로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고교들까지 휩싸여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은 기본이고 심지어 내가 학교를 다닐땐 새벽1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는 학교도 있었다.

얼마전 조선일보를 보니 충남 공주시가 수능1, 2등급 비율이 높은 시군구에서 언어에서는 1등을 외국어와 수리나에선 서울 강남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언어 분야에선 강남구도 월등히 앞서는 결과이다. 서울 강남이야 전국에서 알아주는 대한민국 제일의 도시이니 이해가가지만 지방의 소도시인 공주시가 1,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매년 공주사대부고와 공주고, 한일고는 많은 학생이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로 진학하고 있다. 예전부터 수능모의고사 1위를 한적도 많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조선일보의 분석대로 공주는 비평준화지역으로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럼, 전국 1위를 한 공주시의 학생들은 과연 행복할까?


조선일보


공주시에 많은 고교가 있지만 충남과 전국에서 몰려드는 인재들때문에 적지 않은 공주지역 학생들이 타지역 고교로 가거나 실업계로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건 분명 정상이 아니라 지방소도시에 부는 교육 과열현상이다. 서울 강남 못지 않게 초등학교와 중학교때부터 부모들의 등쌀에 놀이터에서 놀지도 못하며 밤늦게까지 학원에 과외에 자율학습을 하는 것이 공주지역이다.

겉으로 보기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많은 교육의 도시라고 볼 수 있지만 실상은 공부기계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밤늦게까지 이루어지는 강제적인 자율학습과 각종 학원과 과외가 있었기에 가능한 전국 1등인 것이다. 어린 학생들의 공부는 전국1등이지만 자살율은 전국 10위 안에 드는 곳이 공주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등생들은 고향 공주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서울로 해외로 나간다. 전국 1위의 인재들이 모여있지만 공주엔 인재가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외지로 나가고 고향을 지키던 사람들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인재가 유출되고 공주는 텅빈 사막처럼 되고 있는데 전국 1위를 했다고 좋아하고 있다. 

이래도 전국 1위를 했다고 좋아하고 있어야 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육계와 공주시는 전국 1위보다 공주시의 학생들이 학생답게 공부하고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조그만 소도시에 막차버스에 학생들이 가득하고 학교 정문마다 마중나온 부모들의 차가 가득한 곳이 공주의 모습이다.

공주시의 전국1등은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따라해 어울리지도 않는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하이일을 신은 것처럼 이상하기만 하다. 공주에 맞는 지방에 맞는 그런 교육을 찾아야 할 때이다.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은 전국1등은 전혀 반갑지가 않다.


일단, 많은 분들이 이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유없는 악플과 욕설은 불편하군요. 댓글중에 공주에 살아보고 이런글 쓰냐는 1차원적인 비난이 있는데 저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에서 학교다닌 공주 토박이입니다. 그리고 공주의 자살율이 높다는 증거를 대라는 댓글이 있어 말씀드리겠습니다. 2009/06/26 - [짧은 이야기] - 괜찮아유~ 자살률 높은 전국 10곳에 충남 3개시군 포함 전국 10위에 공주시를 포함해 3곳이나 들어 있습니다. 물론 수능1위와 자살은 전혀 상관이 없지만 공부 잘하는 학교 모여있다고 살기좋은 도시가 아니란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공주의 교육에 대한 이상과열현상을 이야기하는데 공주를 깍아내리고 싶어 안달난 글처럼 이야기하거나 다른곳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겠죠.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