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 사업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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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6. 17:37


"단언컨대, ‘이야기를 사는 가게’는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꿈과 희망이 시장에서 얼마나 무기력한가를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다. 부끄러워해야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실패는 지금껏 아무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그래서 성공인 실패이기 때문이다. 대안적인 공동체는 이웃과의 끊임없는 말걸기와 말찬치를 통해서 형성될수 있다는 것, 우리는 그것 하나만을 믿으며 가볍게, 그러나 조금은 결연히 ‘실패의 여정’을 시작해보려 한다."
- 이야기가게 사업취지문 중 -

지난 한주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중 하나가 바로 비정규직최저임금에 대한 소식입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노사정이 각자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에 가장 민감한 계층은 무엇보다 아르바이트생들이겠죠.


임금체불로 대표되는 부당노동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충남 공주의 '이야기가게'는 업주보다 아르바이트생이 우선이고 수익보다 지역공동체가 우선인 곳입니다. 국가적위기라고 할만큼 경제적 위기가 심한 요즘 '이야기가게'의 설립취지와 운영방식에 선뜻 동의하기란 힘들 것입니다.

'이야기가게'는 그 이름처럼 특이한 곳입니다. 20대 대학생들부터 중년층의 직장인들이 모여 커피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스피커에선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손님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자신들의 이야기에서부터 나라 이야기까지 떠들곤 합니다.

여럿이 아니라 혼자와도 즐겁습니다. 만화책을 보며 시간을 때울수도 있고, 벽에 낙서를 하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커피 한잔 마시며 날적이에 쓰인 남들의 이야기를 보거나 내 이야기를 써도 재미있습니다. 

이야기가게는 이야기가 있고, 사람이 있는 곳입니다. 가게 곳곳의 낙서들과 날적이를 보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커피 한잔에 나의 입맛만 충족시키는 것을 떠나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를 도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모인 돈은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의 밑거름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이야기가게의 성공을 말하기엔 아직 달려온 시간이 많지 않지만 그 시도와 의의는 소통불능과 물질만능의 시대에서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충남 공주에 사시거나 여행을 떠날 예정인 분들은 꼭 한번 들르셔서 여러분의 이야기를 해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