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전거여행 11일차 완도항-해남-강진-장흥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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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5. 18:01

자전거여행 11일차 7월 26일

오늘부터는 여자친구와 저, 단둘이만 달려야 합니다. 네명이서 달리다 둘이 달리려니 약간은 두렵기도 하고 어색하기까지 합니다. 아는 사람 전혀 없는 시골길을 단둘이 달려야 한다는 것은 참 외롭습니다. 자전거 여행은 몸이 힘든것도 힘든것이지만 그보다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루종일 더위와 싸우면서 '조금만 더 가자'라는 계속 반복하면서 달려야 하기 때문에 외로움이라 것과 싸워야 합니다.

완도읍내의 조그만 모텔에서 나와 근처 편의점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지도를 보고 오늘은 해남과 강진을 거쳐 장흥까지 가기로 정했습니다. 하늘을 쳐다보니 아침부터 후덥지근한게 오늘도 더위와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완도를 벗어나기까지 고불고불한 시골길과 언덕이 힘을 빼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이번 자전거여행에서 처음 만난 터널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했습니다.

여행을 출발하기전부터 여러 자전거여행자들의 글을 통해 터널을 지날때가 가장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터널 통과시 안전에 유의한다는 생각에 안전봉도 사서 갔지만 막상 터널앞에서 서서 보니 어떻게 통과해야 할까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돌아갈 길이 없기에 터널 속으로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후미등과 전조등을 켜고 차가 가장 적게 올때를 기다렸다가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해 터널을 통과헀는데 차량이 옆에 지나갈떄 나는 굉음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더군요.

터널을 지나자 이번엔 만만치 않은 언덕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시골도로였지만 남쪽 땅에 이렇게 힘든 고갯길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이름은 '쇄노재'였는데 날도 더워서 자전거를 거의 끌다시피 해서 주유소가 있는 정상까지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어림잡아 3~4km는 내리막이어서 정말 편하게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내려왔습니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사먹고 근처 면사무소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날도 더운데 바람마저 안부니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게다가 오후시간엔 도로의 지열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40도가 넘는 것 같았습니다. 지칠대로 지쳐 계속 페달을 밟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이 되어 장흥에 도착했습니다. 장흥에서는 마침 정남진 물축제로 동네가 축제분위기였는데 숙박할 곳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겨우 싼 모텔을 잡고 하루를 회상하면서 잠에 빠졌습니다.

이동: 완도항-해남-강진-장흥
거리: 73km
누계: 629km
지출: 아침 7,000원
        점심 7,100원
        저녁 7,250원
        숙박 30,000원
        간식 3,000원

완도에서 잤던 모텔

완도를 벗어나기 전 터널앞에서

쇄노재

쇄노재에 끌바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

장흥

오리구경

물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