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인식 못하는 점자명함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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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5. 00:49

요즘 점자명함 많이들 제작하고 계십니다. 특히 정치인들이 많이 제작하곤 합니다. 약자를 배려한다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점자명함을 많이들 제작하더군요. 굳이 시각장애인 때문이 아니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점자명함을 많이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선거철에 점자로 된 선거공보물은 100% 정부에서 지원이 되기 때문에 일정수량을 점자로 제작합니다.

점자명함은 일반명함보다 공정이 하나 추가되기 때문에 금액도 비싸지고, 제작기간도 길어집니다. 얼마전에 점자명함을 제작할 기회가 있어 여러 업체를 알아봤습니다. 보통 점자명함이라고 하면 저는 올록볼록 튀어나오는 엠보싱 점자명함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자업체측의 설명에 의하면 약품처리된 엠보싱 점자명함은 정작 시각장애인들이 인식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선거공보물도 약품처리된 엠보싱 점자로 18대 총선에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단체에서 정작 시각장애인이 인식을 못한다고 항의해서 교육감 선거와 보궐선거때부터 타공점자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자명함은 아직도 보기 좋기 때문에 엠보싱 점자명함으로 많이 제작합니다.


약품처리된 점자명함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좋은 명함은 바로 타공(천공)점자명함이라고 합니다. 말그대로 압력을 가해 점자를 만들기 때문에 글씨가 눌리기도 하고 보기엔 안좋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인식하기엔 타공 점자명함이 좋다고 합니다. 약품처리된 명함은 인쇄물을 만드는 노동자에게도 좋지 않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몇년전 점자라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았을때 어느 유명한 정치인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발간하는 소식지에 점자로 인쇄된 인사말을 보고 신기해서 어루만졌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엠보싱 점자였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다고 한껏 자랑을 하던 잡지였는데 정작 시각장애인은 인식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좋은 타공명함

 앞으로 명함을 제작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점자명함에 도전해 보세요. 그리고 꼭 타공 점자명함으로 제작하시구요. 그리고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지역마다 있는 점자도서관이란 곳에 가면 저렴하게 점자명함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일반 명함제작업체는 가격이 많이 비싸더군요.

당신은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점자명함을 만들면서 일반인만 보기 좋은 점자명함을 만들고 계시진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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