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은 노동단체인가? 관변단체인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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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30. 22:32


한국노총의 뿌리가 어떤지? 또 왜 어용의 길을 걸어왔는지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다. 그것만으로도 한국노총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고 또한 얼마나 권력과 유착되어왔는지 알수 있다. 지금 한국노총은 총파업에 대한 투표중이고 한국노총 지도부는 한나라당 당사에서 점거농성중이다.

이번달에는 여의도에서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열고 수년만에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다. 또한 오랜만에 민주노총과 손을 잡으면서 반노동정책을 일삼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공동대응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한국노총의 움직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은 한국노총이 걸어온 길 때문이다.

노동자의 대표기구로서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보다는 사측과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옛날 군사독재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그 소임을 다했다.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은 국회의원 자리를 노리고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결국 국회의원은 다른 한국노총 인사가 되면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노총의 친정부 성향은 강하다. 보수세력은 민주노총을 과격하다고 공격하지만 그 누구도 민주노총이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한국노총은 비교적 온건하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사측과 정부의 정책에 군소리 없이 따라왔던 것이 사실이다. 80년대 후반 격렬하게 일어난 노동운동의 결과 민주노총이 탄생했던 것은 한국노총이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는 커녕 정부와 사측의 손과 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노총도 개혁해야 할 것들이 많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사회적 약자와 비정규직을 끌어안지 못하는 모습은 분명 바뀌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의 모습들은 민주노총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모습이다. 노총이라는 이름답게 그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노동자들을 대변해야 하는 것이 민주노의 나아갈 방향이다.

정부의 복수노조 반대와 전임과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한국노총은 총파업을 운운하며 반대했다. 하지만 오늘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한국노총은 복수노조를 반대하고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에 대해 사실상 찬성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는 삼성 같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거대기업에 노조를 건설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노총의 기반은 중소규모의 노조의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면 활동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런데도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 정부, 경총과의 협의를 통해 정부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언론에선 항복선언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의 존재가 무엇인지 정체성을 표현한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노동자를 대표하기보단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노동 정책을 일삼는 정부에 대해서 그 어떤 관변단체보다 더 친정부성향이다. 

노동자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거나 산적해 있는 노동 문제들을 무시하고 노동자들의 외침을 무시한다면 한국노총의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더 이상 어용이라는 부끄러운 꼬리표를 떼고 진정 노동자를 위한 단체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