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하차, 다음 타겟은 전국노래자랑 송해?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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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2. 00:55

 

너무 오랫동안 했다?

개인적으로 방송인 김제동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내겐 많고 많은 MC중에 한 사람일 뿐이었다. 사투리 억양이 섞인 진행이 어색하기도 하고 거슬리기도 해서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때나 쌍용차 관련 발언으로 '싼티'나는 일부 MC와는 달리 이른바 '개념'이 있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김제동이 KBS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했다. 어느 프로그램이나 계절 개편에서 진행자가 바뀌기도 하고 심지어 폐지되기도 한다. 김제동도 충분히 그럴수 있는 대상이라고 본다. 일부에선 '정치적 탄압'이라고 하는데 프로그램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진행자가 바뀔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김제동의 교체는 뭔가 이상한점이 많다. 그동안 김제동이 연예인으로서는 드물게 소신발언을 했고 정부의 표적이 될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더군다나 김제동의 소속사가 윤도현과 같은 소속사라는 점에서 말이다. 윤도현도 KBS에서 특이한 이유없이 물러나야만 했던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굳이 김제동을 교체할만한 이유가 없었다는 점도 있다.

그동안 스타골든벨이 어느정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고 무려 5년의 세월을 진행한 만큼 김제동의 선택이 아니라 급하게 하차를 알릴만한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프로그램 하차에 대한 귀뜸도 없이 하차하라고 하는건 정치적 탄압이 있는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올만 하다.

KBS측에서는 이번 김제동의 하차를 두고 '너무 오랫동안 진행했다'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뭐 틀린 이유는 아니다. 한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수도 있고 프로그램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진행자를 교체할수도 있다. 하지만 진행자 교체의 변명치고는 너무 구차하다는 생각이 든다.

KBS측의 해명이 맞다는 것을 보여줄려면 '전국노래자랑'의 송해부터 하차시켜야 되는것 아닌가? 그리고 과연 5년이 '너무 오래했다'라는 시간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가족오락관'의 허참처럼 26년을 진행하거나 '배철수 음악캠프'의 배철수처럼 19년은 해야 '오래'했다는 말을 들을수 있는것 아닌가 싶다.

겨우 5년을 했다고 너무 오래했다고 하차시키는 것은 방송으로써 KBS가 빵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계속되는 국민의 방송 KBS의 국민을 우습게 아는 행동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것이다. KBS는 정치를 하려하지 말고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방송시장. 미디어법으로 공중파들의 설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차는 김제동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KBS이다. 공영방송인지 케이블방송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공익보다는 시청률을 신경쓰는 KBS. 언젠가 톡톡히 그 댓가를 치룰 것이다. 

김제동이 더 멋진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