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회관에 걸린 두 개의 현수막, 보훈 개편 반대 vs 대북지원 반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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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8. 18:05


보훈회관


오늘 점심 구글 애드센스 수익으로 받은 돈을 웨스턴유니언으로 받기 위해 여의도의 기업은행을 찾아갔습니다. 기업은행 지점 위치를 잘못 찾아 조금 더 갔는데 건물에 현수막에 걸려 있어서 유심히 쳐다봤습니다. 멀리서 볼땐 왼쪽의 흰 현수막만 보여서 이명박 정부의 보훈체계 개편안에 대한 항의인가 보다 했습니다.

흰 현수막의 내용은 '국가 보훈의 영예성을 훼손하는 [보훈대상 및 보훈체계 개편안]을 전면반대한다'입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보상과 처우가 개선되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특히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이나 그 후손들이 아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언론을 통해 볼때면 과연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의문을 갖게 될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운동을 탄압했던 친일파나 군사독재정권의 권력자나 하수인들 상당수가 보훈 대상으로 되어 있는 것엔 반대합니다. 대전 현충원엔 독립운동을 탄압하고 광주민중항쟁을 탄압했던 인물들이 버젖이 묻혀 있는 것을 볼때 또 한번 분노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훈회관 건물 가까이에 가보니 흰 현수막 옆에 검은 현수막이 또 하나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수막의 내용은 '대북인도주의 지원이 예고없는 물폭탄으로 돌아왔다! 다음은 핵폭탄인가?'라고 쓰여 있더군요. 문구 한번 정말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는 문구입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폐해입니다.

두 현수막을 보면서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이 나더군요. 우리나라 우익들의 현실을 보는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면 어떤 정부이건간에 가차없이 비판하고 북한이 조금이라도 잘되는 꼴은 못보는 사람들이 극우세력입니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저 건물의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지 궁금하네요.

분단된 국가때문에 아픔을 겪은 분들이 더 나서서 평화를 주장하고 인도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더 수준 높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국가의 보상 및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그분들의 주장도 더 빛을 내고 동감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아픔만 보상을 요구하는 것보다 남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보훈회관의 현수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