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나오는 맛집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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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6. 17:55


믹시에서 글을 둘러보다가 EOSTORY님의 글(인터뷰 촬영하고 돈을 요구하는 모 케이블티비 프로...)을 읽었다. 공중파나 케이블에서 흔하디 흔한 맛집 소개 프로그램들, 그중에 케이블은 여러가지 구조상 저런 일이 비일비재한것 같다. 특히 케이블엔 자체 제작이 아닌 외주 프로그램이 대부분인데 외주제작사에서 저런 장난을 많이 한다.

실제 방송에 나온 집들을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방송에선 손님과 리포터들이 먹다 죽을 정도로 맛있는 표정과 감탄사를 뱉어내지만 정작 가서 맛을 보면 그저 그런 맛집이다. 물론 맛이란 것이 다분히 주관적인 분야이고 분명 맛집 소개를 보고 가서 먹어보면 맛있는 집도 있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이다. 나와 아주 친한 후배가 군대를 다녀와 전공(멀티미디어 관련)을 살려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외주 제작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외주 제작사에선 모 케이블 방송국에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납품하고 있었는데 후배가 맡은 일은 프로그램 제작의 스탭이 아니고 섭외 담당이었다. 말이 섭외이지 전화번호부 펼쳐놓고 무작정 전화를 걸어놓고 '이런이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우리가 방송에 소개해주는 대신 얼마를 입금해라'이런 식이다. 후배도 못할짓이라고 생각하고 금방 그만두었다.

이제는 어딜가나 방송에 출연한 음식점들이 널려 있지만 방송에 출연하면 실제 매출이 오른단다. 그래서 큰돈을 내면서까지 서로 방송에 출연하려고 하고 간판마다 무슨무슨 프로그램 출연이라고 큼지막하게 써놓을 것이다. 하지만 돈받고 쓴 리뷰가 단점은 잘 밝혀내지 못하고, 정부에서 알바로 고용된 블로거가 정부 정책을 비판하지 못하듯이 맛집 소개 프로그램도 그저 광고에 그칠 뿐이다. 결국 맛집 광고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