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주] 자전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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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29. 15:08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것 같습니다. 그동안 회사와 개인적인 일이 바빠서 블로그를 돌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번주가 휴가 절정기죠. 어제부터 출퇴근 도로 사정이 쾌적해졌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휴가를 떠났다는 이야기이겠죠. 저도 한 며칠 조용한 섬 같은 곳에서 멍 좀 때리고 오고 싶지만....사실 2주전에 이른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ㅎㅎ 


올해 휴가는 바다 또는 계곡이 아닌 자전거타고 서울에서 부산가기였습니다.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중 4년전에 다녀온 자전거전국일주 추억을 나누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2010년에 자전거 전국일주는 아내와 저에게 많은 추억들을 안겨준 여행이었습니다.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 두대로 온갖 고생을 하며 서해안, 제주도, 남해안, 동해안을 한달동안 누볐던 기억은 둘의 인생에서 지울수 없는 추억이 되고 있습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후에 서울로 돌아와 더 좋은 자전거를 사서 가끔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곤 했지만 장거리 라이딩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전 직장에 다닐때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는데 직장이 바뀌고 바쁘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멀리했죠. 그래서 이번 휴가에 오랜만에 장거리 라이딩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바로 실행했습니다. 


<수안보에서 단체사진 찰칵>


4년전 자전거전국일주 할때는 준비물도 많이 챙기고 용품도 이것저것 새로 사고 했지만 이번에는 지난번 경험도 있고, 금전적 여유도 생겨서 최대한 가볍게 다녀오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정말 필요한것만 챙기고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건 최대한 현지에서 조달하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3년전에 샀던 저가형 로드바이크는 지인에게 넘기고 동네 자전거 샵에서 자이언트 FCR LTD를 장만했습니다. 


<국토종주를 위해 새로 장만한 자이언트 FCR>


언젠가는105급 로드를 사겠다는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게 될지는 몰랐네요. 풀105는 아니지만 멋진 디자인과 한정판이라는 것이 마음에 딱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저희 부부와 동행할 후배 둘을 섭외하고 경기도 양평에서 일요일 오후에 출발했습니다. 첫째날은 늦게 출발해서 양평에서 강천보, 둘째날은 강천보에서 수안보, 셋째날은 수안보에서 낙단보, 넷째날은 낙단보에서 달성보, 다섯째날은 달성보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달렸습니다. 6일정도 걸렸는데 첫날 늦게 출발한것 감안하면 5일 정도 걸렸네요. 더 빨리 도착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장거리 라이딩 초보자와 여성이 함께 했던 것을 감안하면 무사히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던것 같습니다. 


<6일만에 도착한 낙동강 하구둑>


어쨌거나 6일동안 자전거타고 다니면서 멋진 풍경도 구경하고 낮선 동네도 구경하고 잘못된 4대강 공사도 몸으로 체험하고 오랜만에 장거리 라이딩이 그간 쌓였던 일상의 스트레스들을 모두 훨훨 날려주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타고 간다는 것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는데 일단 페달을 밟으니까 언젠간 도착하게 되더군요. 생각해보니 지난 4년전 자전거 전국일주도 그랬습니다. 


자전거로 여행을 고민하시는 분들, 일단 페달을 밟아보시기 바랍니다. ㅎㅎ


[참고]

1. 사전에 인터넷으로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좋은데 현지 상황은 달라진것도 많습니다. 감안하세요.

2. 자전거길에 자전거 민박들이 많은데 상술에 넘어가지 마세요. 일행이 둘 이상이라면 민박보다는 모텔을 추천합니다. 개인 사생활도 보호되고 말잘하면 빨래도 되고...민박 결코 싸지 않고요. 특히 픽업해준다는 말에 넘어가면 당초에 내가 왜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는지 망각하게 됩니다. ㅎ(힘든 코스 점프 시켜준다는 민박집의 말에..넘어갈뻔)

3. 소조령, 이화령 힘든것은 맞지만 그렇게 걱정할만큼 힘든 코스는 아닙니다. 달리다보면 오히려 평지인 낙동강 하구가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