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현장을 다녀오다

흑백테레비

·

2012. 7. 16. 21:35

낙동강 합천보와 함안보에 다녀왔다. 그동안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많은 비판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보에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뉴스를 통해 접하는것과 실제로 가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첫 느낌은 "저게 과연 주변과 어울리는 건축물들인가?"라는 물음이었다. 산과 들을 흘러 바다로 흘러가는 강에 아무런 상관도 없이 주변과 어울리지 못한채 우뚝 서 있는 보는 폭력적이었다. 그동안 정부와 언론에서는 특색있는 디자인의 '보'라고 말해왔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그런건 모르겠고, '뜬금없다'라는 느낌이 더 컸다.

 

출처: 대전충남녹색연합

단 몇분만 보고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실공사에 대해서는 잘 알수 없었지만 과연 수십조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만들어야 할만큼 급박한 사안이었나 의문이 들었다. 지류부터 그리고 하나씩 실험을 해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건설해도 충분할터인데 전국토를 공사장으로 만들어가면서 사업을 밀어부쳐야 할만큼 급박한 사정이 무엇인가 궁금증이 들었다. 적지 않은 국민들과 시민단체들, 그리고 전문가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공사를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잠깐 있는동안 완공이후 수백만명이 다녀갔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주변에는 공사인부외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국을 잇는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최대의 성과라고 홍보하는 자전거길도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1~2대가 전부였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일일 수명의 이용객때문에 자전거 길을 만들고 백사장을 파헤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수상레저스포츠 천국을 만들겠다던 공언과는 다르게 4대강은 녹조로 썩어가고 있다. 이것만 봐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실패가 아닐까?

 

그럼에도 우리 대통령은 해외에서 '4대강 사업이 가뭄과 홍수를 극복했다'라며 자랑을 하고 다닌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후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설령 가뭄과 홍수를 극복했다고 한들, 이런식의 사업 진행은 분명 잘못되었다. 아직도 전국에서 준공하지 못한 '보'가 많다고 한다. 또한 완공된 시설들도 매일매일 보수하기에 바쁘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물은 가두면 썩기 마련이다. 초등학생도 알법한 상식을 거부하고 자화자찬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수 있을까.

 

상류에서는 강물에 시멘트를 쏟아붓고 있고, 하류에서는 그 물로 수돗물로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불쌍할 뿐이다. 장마와 홍수 그리고 태풍. 올 여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더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