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자만과 민주당의 오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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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1. 17:32


민주당의 오만

10월 28일 치뤄지는 재보궐 선거(경남 양산, 수원 장안, 안산 상록, 충북 증평 괴산 음성 진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며 야당 후보 단일화를 외치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되는 곳은 거의 없다. 강릉이 무소속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협상끝에 무소속후보로 후보 단일화가 됐지만 사실 강릉은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던 곳이기에 애초부터 민주당도 큰 관심이 없던 지역이었다.

반면, 다른 곳에서 민주당은 야당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면서 민주당 중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안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보단일화 논란이다. 안산 상록을은 민주당 후보와3. 한나라당 후보, 그리고 진보정당들이 지지하는 무소속 후보간의 접전지역이다.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한 임종인 후보가 앞서나갔지만 조직을 앞세운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가 역전한 상태이다.

많은 사람들이 야당 후보 단일화로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바라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상태이다. 그 원인엔 강자인 민주당의 태도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겉으론 야당후보단일화를 외치지만 속으론 '나 아니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만이 국민을 대표하고 진보개혁세력을 대표한다는 오만 때문이다.

민주당이 그런 오만함을 버리지 않는다면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른바 민주개혁세력의 공조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은 야당이지만 야당에 있어선 기득권 세력이다. 많은 것을 가진 정당이다. 말만 민주이지 지역정당일뿐이고 어떤 측면에선 한나라당보다 더 보수적인 정당이 민주당이다.

민주당의 환골탈태가 없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패배는 뻔한 결과다.

한나라당의 자만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많은 기대를 했다.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양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수도권은 초접전이고 양산은 내분에 휩싸였다. 이는 바닥 민심을 읽지 못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자만때문이다. 양산은 큰 문제없이 당선하겠지만 공천에 반발한 내분때문에 상처뿐인 승리이다.

한나라당에게 낙하산은 친근한 단어이다. 이번 선거공천에서도 여전히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아래 낙하산 공천이 있었다. 때문에 한나라당이 출마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들려왔다. 일부는 공천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탈당해 자신들의 표를 갉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었고, 많은 논란이 있지만 4대강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미디어법 통과로 자심감도 생겼다. 하지만 권력기관을 통한 시만단체와 언론 탄압은 그 어떤 정권보다 비열하기 짝이 없다. 또한 국민과의 신뢰를 저버린 세종시 문제.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비리는 민심이 한나라당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

표를 위해서 서울시장 시절 반대했던 세종시를 찬성한다고 대선때 수차례 말했던 이명박 대통령. 서민을 위한다고 틈만 나면 떠드는 한나라당. 하지만 그 어디에도 그들이 말하는 서민은 안중에도 없는 국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국운영에서 자신감은 좋지만 자만은 독선과 편협된 시선을 만든다. 

자만을 버리고 재벌과 부자들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진정 서민을 위한 정치는 무엇인지 깨닫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