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을 보며, 금메달 아니어도 괜찮아

흑백테레비

·

2014. 2. 12. 11:44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생활이 바빠서 인지 갈수록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무관심해지고 무감각해지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이다. 동계올림픽이 개막한지도 그날 뉴스를 보고 알았다. 예전 같으면 며칠전부터 기사를 찾아보고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종목의 중계일정까지 꿰뚫고 있었을텐데 말이다. 지금은 tv 리모컨을 돌리다가 중계를 하면 가끔 볼 정도이다.

 

여기까지는 개인적인 소치 동계올림픽 소감이고,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아직도 우리가 너무나 승리와 순위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어서이다. 물론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우리 대한민국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너무 승리와 순위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도 그렇지만 언론들이 나서서 부추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회 시작하고 며칠 지났을 뿐인데, 금메달 획득하지 못했다고 안달내는 언론을 보니 세살 아이 같다. 노메달이면 어떠한가. 동계올림픽 참가국중 동메달도 못따는 나라가 한둘이 아닐텐데 말이다. 그야말로 올림픽은 시험이 아니고 축제이다.

 

 

 

물론 올림픽을 위해 4년 내내 피와 땀을 흘린 것에 대한 최고의 보상은 금메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해서 그 선수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중계를 보다보면 외국 선수들은 메달을 따지 못해도 즐겁게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수들은 2등을 해도 슬퍼한다. 올림픽이라는 전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닌가? 만약 스케이트에서 10등을 했다고 쳐도, 그 선수는 전세계에서 10번째로 빠른 선수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기나긴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 선수가 있다. 지난 20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가 있었기에 어제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규혁 선수에 관한 몇몇 보도의 댓글을 보면 한심한 수준이다. 참가에 의미를 둔 선수라니, 메달도 못따는 선수라니 하는 철없는 댓글을 보면서 승리와 순위에 집착하는 것이 굳이 올림픽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도한 민족주의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슬퍼하고 분노할 일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도 당당한 자세로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