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태상엔 암수가 구별되어 있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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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1. 17:10

사무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길건너 편이라 국회를 자주 드나든다. 맑은날엔 산책하기 참 좋은곳이 국회다. 넓은 잔디밭과 잘 관리된 조경수들을 거닐면 스트레스가 날라간다. 그것도 잠시 뉴스로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스트레스 받아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은 산책을 하다가 무심코 살펴본 해태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해태상은 어떻게 생겨났나? 
국회 해태상은 여의도에 국회의사당에 건립될 당시에 소설가 월탄 박종화 선생이 "의사당의 화재를 막기 위해 해태상이 필요하다"라고 건의했는데 이 소식을 접한 해태제과가 홍보차원에서 제작해서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광화문 앞에 있는 해태상과 같은 역할을 하기를 바랬던 것이다. 가끔 언론을 통해 궁금증을 유발하곤 하는 '국회 해태상 포도주'이야기는 당시 해태상을 기증한 해태제과가 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태상 밑에 포도주를 묻었다고 전해진다.

▶ 국회 앞 해태상


2. 해태상도 암수가 있다?
국회 해태상이 암수가 구별되어 있게 된 유래는 당시 제작을 맡은 이석순 서울대 교수가 광화문의 해태상과 다르게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실제 광화문 해태는 암수 구별이 안되어 있다) 점심을 먹고 국회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살펴본 해태상에 성기가 있는 것을 보고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국회 해태상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전해지고 이미지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내가 찾아본 바에는 해태의 성기 공개는 최초인 것 같다. 

▶ 국회 해태상_좌측에 있는 해태상인데 수컷이다. 얼핏 보면 배 밑에 성기가 있다.


▶ 국회 해태상_수컷 해태상의 배 밑을 확대해봤다. 수컷인지 알수 있다.


▶ 국회 해태상_우측에 있는 암컷 해태다.

3. 부끄러운 대한민국 정치
해태는 옛부터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여 안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국회를 재앙으로 지키려고 앞 마당에 두마리가 서 있는데 이게 부족해서 정치가 잘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국회 뒷편에 두 마리를 더 만들었다.(생각하면 코미디죠. 자신들의 잘못은 반성안하고 해태 두마리로 정치가 잘 되길 바라는....하늘에서 떨어진 콜라병 갖고 좋아하는 부시맨이 생각납니다)
국회에 총 4마리의 해태가 지키고 있는데도 이나라의 정치는 20년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태보다 국회의원들의 기가 더 센거 같다. 이참에 국회의원도 300명이니까 해태도 아예 300마리를 만들어 1대1로 재앙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들을 지켰으면 좋겠다. 국회의원이 재앙인 것 같다.


* 민박이네 파란집엔 해태가 없어서 나라에 재앙이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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