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 범죄피해, 보상 받을수 있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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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7. 13:55

해외여행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보상을 받을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지면 '아니오'이다. 더군다나 해외여행의 대상이 빈곤한 나라이거나 보상의 체계가 없는 나라이거나 하면 받을 확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 게다가 여행자보험이나 기타 보험도 없으면 더욱 힘들어진다. 보통 상식적으로 이런일이 벌어진다면 피해를 당한 곳의 정부와 우리정부 그리고 여행사에서 어느정도 보상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당사자들(사이판,대한민국 정부,여행사)이 보상을 회피해서 어려운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사이판으로 해외여행을 갔다가 총격피해를 받고 투병을 하고 있는 박재형씨가 그렇다. 박재형씨는 난생 처음으로 간 해외여행에서 총격난사사고를 당해 척추에 관통상을 당해 평생 힘든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39살이라는 한창 나이에 평생을 불구로 살아가야 하는 큰 사고를 당했음에도 어느 곳에서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보상을 해야 할 사이판 정부는 '보상의 책임도 없고, 제도도 없다'며 보상을 거부했고, 해외여행을 주선한 여행사도 '보상을 해줄 의무가 없다'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자국민을 보호해야할 대한민국 정부도 '언론에 호소해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라고 한다. 아무리 법적으로 보상해줄 책임이 없고 체계가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도리라는게 있는 것이다. 자기 나라땅에 관광하러 왔다가 큰 사고를 당한 관광객에게 법률을 들먹이며 보상을 안해준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묻고 싶다.

피해자의 해외여행을 주선한 여행사도 마찬가지이다.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을 다해달라는 것인데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여행사는 인간적인 도리마저 포기했다. 제일 한심한건 정부의 태도이다. 지난해 부산 사격장에서 일어난 화재때문에 많은 일본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해외에 있던 이명박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에게 유감을 표했고 빠른 수습을 지시했다. 정운찬 총리는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고 지자체들은 없는 제도까지 만들어서 보상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큰 사고를 당했는데 정부는 나몰라라는 식으로 대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자국민이 해외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외국인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마치 남의 나라 국민이 사고를 당한것처럼 사이판 총기난사 사고에 침묵하고 있다. 만약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총기난사사고를 당했다고 해도 이렇게 정부와 언론이 무관심했을까?

사이판 정부는 물론이고 여행사나 우리 정부도 '법적 책임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법으로만 세상이 움직인다면 '용산참사'도 끝끝내 해결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과연 국가라는 존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들에게 이렇게 대할수는 없을 것이다.

여행사는 보상은 커녕 피해자들이 언론과 접촉하는 것 조차 방해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고객이 큰 사고를 당했음에도 보상과 대책이 우선이 아니라 오히려 보도가 안되도록 막은 일부터 한 것이다. 자신들의 고객이 큰 사고를 당했을때 끝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이 기업 이미지에 좋은지 아니면 나몰라라하면서 알려지는 것을 막는것이 좋은지는 따져보나마나한 이야기일 것이다.

많은 언론은 이번 사고를 다루지 않고 있고 몇몇 블로거들만 소식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볼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닌것 같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치안과 제도가 미약한 사이판이나 이윤만 추구하는 여행사나 자국민을 외면하는 정부에게 많은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시정을 요구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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