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야구해설위원 허구연의 오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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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9. 18:59

몇일전 신촌에 갔다가 '뿌리와 새싹'이라는 헌책방에서 '프로야구 100배 즐기기'라는 제목의 책을 한권 샀다. 저자는 작년 베이지이 올림픽부터 이번 WBC까지 뛰어난 입담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허구연씨다. 나는 사실 하일성의 해설을 더 좋아하는데 이는 객관적 수치로 누가 더 잘하느냐보다는 어릴적부터의 습관 때문일 것이다. 하일성 해설위원이 KBO 사무처장으로 간 이후엔 허구연 해설위원의 해설이 제일 마음에 든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지만 허구연 해설위원은 대단한 분이다. 법학석사 학위도 받았고, 메이저리그 코치와 한국프로야구 감독도 역임했으며 현역시절(대학야구)엔 홈런왕도 했다고 한다. 해설도 맛깔나게 하시고 야구 발전에 누구보다도 힘을 쓰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 곳곳에 오타가 많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이고 책 내용에서도 야구 기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작 책은 단순한 철자 오타도 아닌 기록에 관한 오타도 있다. 10,000원이나 주고 팔았던 책에서 이렇게 오타가 많이 나오다니...
 


책의 표지이다. 이왕 제목 짓는거 100배라고 하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ㅎㅎ



기록에 관한 페이지인데 투수부문 2003년 최우수 방어율 타이틀 보유자가 현대의 '바워스'인데 '바위스'로 표기되어 있다.
단순하지만 중요한 오타이다. '이명박'을 '이민박'으로 표기했다고 생각해보라.


이 페이지는 타자부문 역대 수상자들을 기록한 페이지인데, 최우수 신인선수(신인상)로 1999년 두산 포수였던 '홍성흔'을 '혼성흔'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한 2002년 신인상 수상자 조용준을 현대가 아닌 한화 선수로 소개하고 있다.



144페이지에도 오타가 보이는데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선수들을 소개하는 장이다. 타이콥에 관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데 맨 마지막 문장에서 '1916년 디트로이트 시절 3세의 나이에 기록한'이라는 구절에 오타가 있다. 타이콥이 3살때 3루타 13개를 쳤다는(?) 문장이다. 그전부터 타이콥에 대단한 선수인걸 알고 있었지만 3살때부터 그런줄은 몰랐다. 사실인데 설마 내가 오타로 잘못 알고 있는건 아니겠죠? ㅡㅡ; 이게 사실이면 북에 계신 김정일이 대학 4년동안 논문을 수천권 썼다는것도 사실인가?ㅋ




225페이지와 226페이지도 오타가 보이는데 이건 오타가 아니라 단락이 아예 같다. 구종을 소개하는 페이지인데 서클체인지업과 포크볼 소개하는 문장이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같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너무 쉽게 책을 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왠지 Ctrl+V 한 의구심이 든다. 설사 서클체인지업과 포크볼이 이름만 틀리고 같은 구종(떨어지는 궤적이 비슷하긴 하다)이라고 할 지라도 부연 설명을 했어야 정상인데 그냥 문장을 붙여 버렸다.

헌책방에서 3,500원주고 사서 재미있게 읽었다. 여성들이나 어린이등 야구 입문자들이 읽으면 야구의 역사나 구종, 용어들이 쉽게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위에 소개한 오타들 처럼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출판하면서 오탈자를 철저히 봐야 하는게 간과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출판_2004년
지은이_허구연
출판사_(주)새로운사람들
가격_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