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은 김현중이 아니라 전두환과 그 추종자들에게

흑백테레비

·

2010. 1. 19. 20:46

SS501의 김현중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팔순잔치에 참석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다. 김현중을 비난하는 네티즌과 그를 추종하는 팬들로 나뉘어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현중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욕하지 말라'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팔순잔치에 참석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사적인 인연은 없으며 소속사 대표와 다른일로 갔다가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두환 팔순

전두환 팔순


많은 연예인들이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맺거나 얼굴마담 노릇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김현중도 그런 경우라고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선거철이면 많은 연예인들이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며 한표를 달라고 읍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표가 아쉬운 정치인은 연예인의 인기를 빌어 당선을 노리고 정치인의 권력을 탐내는 연예인들은 그들과의 결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소신대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정치인의 선거운동을 도울 수 있다. 연예인도 공인이기에 앞서 한명의 유권자로써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밝힐 자유가 있다. 하지만 전두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독재자이자 학살자이다. 80년대 군부독재의 우두머리로 인권을 유린하고 헌정을 파괴한 인물이다. 또한 아직도 비자금을 조성한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는 파렴치한 인물이다.

그런 전두환의 팔순잔치에 꽃미남스타 김현중이 참석했다고 하니 많은 네티즌들이 반발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독재자의 팔순잔치에 김현중이 참석했다는 것 자체가 네티즌들은 불만이었을 것이다. 물론 김현중이 전두환이 독재자였던 것을 몰랐을리는 없다. 대한민국 의무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전두환이 독재자이고 학살자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아니던가? 더군다나 그는 성년이다.

이번 사태로 욕을 먹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김현중을 독재자의 팔순잔치로 이끈 매니저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성은 커녕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있는 전두환이 먹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늙은 독재자에게 줄을 대고 싶어 안달난 정관계 인사들이 욕을 먹어야 한다. 독재자의 팔순잔치에 참석해서 건배하고 웃고 떠드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갈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몇년전 전두환의 고향 합천에서는 그의 호를 딴 일해공원을 만들어 전국적인 반발에 직면했었다. 하지만 합천군과 보수단체들의 지지아래 일해공원이 생겼다. 또 일각에서는 전두환을 재평가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전직 대통령도 아니고 광주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박종철, 이한열을 죽음으로 내몬 전두환을 재평가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마저 버린 행동이다.

진정 욕을 먹어야 할 사람들은 김현중이 아니라 따로 있다. 아직까지도 전두환이라는 독재자가 나라의 어른인척 활동하게 내버려두는 기성세대가 욕을 먹어야 한다. 또한 전두환에게 줄을 서서 출세를 바라고 콩고물을 바라는 일부 정치인들이야말로 욕을 먹어야 한다. 오히려 전두환 팔순잔치에 참석한 김현중때문에 그들의 면면이 가려지고 있어 아쉬울 뿐이다.

*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