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이 떠나도 나는 한화이글스를 응원한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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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0. 00:09

한화이글스

2010년에도 어김없이 프로야구는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몇년간 프로야구는 90년대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되찾았습니다. 경기침체와 인기구단들의 경기력 약화 그리고 구단들의 마케팅 부족으로 인해 90년대 후반부터 프로야구의 인기는 시들해졌습니다. 지금이야 매진사례도 흔하고 큰 구장들은 한경기에 1만명 이상 들어오지만 프로야구가 한참 밑바닥에 있을땐 관중수를 셀 수 있을 정도의 관중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의 뛰어난 경기력과 구단들의 달라진 마케팅, 그리고 차세대 스타플레이어들의 등장으로 프로야구는 다시 중흥기를 맞았습니다. 예전에 야구는 남성들의 그것도 아저씨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습니다. 야구장에 가면 욕하는 아저씨와 술에 얼큰하게 취한 아저씨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야구장의 모습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여성분들끼리 찾는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야구를 즐기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야구에 관심없던 여성분들도 좋아하는 구단과 선수가 있고 선수의 각종 기록을 줄줄 외우는 것은 기본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야구단을 좋아하세요? 저는 한화이글스를 좋아합니다.

한화이글스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고향이 충남이라는 것이 유일한 이유입니다. 어릴적 빙그레이글스의 이정훈, 이강돈, 장종훈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이글스라는 팀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이글스는 타력이 좋은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번번히 코리안시리즈 정상 문턱에서 해태타이거즈에게 무릎을 꿇어서 너무나 분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빙그레이글스 시절의 선수들은 남아있지 않고, 송진우와 정민철도 작년에 은퇴했습니다. 한화이글스로 바뀐후 팀의 간판이 된 김태균과 이범호도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전문가들은 한화를 올해 꼴지 후보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한화이글스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약해진 타력과 부실한 투수진으로 한화는 상대팀의 승수쌓기에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타력을 가진 팀컬러는 올해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김태균과 이범호라는 팀전력의 절반이 떠나갔음에도 올해 한화는 결코 상대팀에게 밀리지 않는 화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태균의 뒤를 잇는 김태완과 최진행이 있고 2010년 새로 등장한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습니다.

아직은 과도기적인 팀분위기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화는 결코 상대팀들이 만만하게 생각할 수 없는 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빙그레이글스와 한화이글스 시절의 멋진 타력을 보여주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원한 홈런 한방으로 한밭 야구장을 찾은 팬들을 흥분하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