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해병대 캠프에서 무엇을 얻어 왔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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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0. 17:50


해병대 캠프의 웃찾사 출연진


얼마전 SBS의 개그프로그램인 '웃찾사'가 개편을 했습니다. 요즘은 KBS의 개그콘서트에 밀리고 있지만 예전에 웃찾사가 한참 잘 나갈때의 멤버들과 신인들이 대거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편의 효과가 두드러지고는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오늘 기사를 보니 웃찾사 개그맨 37명 전원이 해병대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흔히 기업체나 단체에서 이른바 해병대 캠프를 많이 이용합니다. 조직의 단합이나 안이한 정신상태를 바로잡는 명복으로 이용을 합니다. 하지만 진짜 해병대를 입소하는 것도 아니고 유사 해병대 캠프에서 훈련을 받는다고 단합이 되거나 정신상태가 바로 잡힐까요? 물론 해병대 캠프라는 방법을 통해 어떤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해병대 캠프를 가야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비단 웃찾사뿐만 아니라 많은 단체들이 해병대 캠프를 찾아 훈련을 받는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군대문화때문입니다. 우리사회에는 군대를 다녀와야 남자(사람)이 된다거나 상명하복의 단체문화가 존재합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변했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머리와 발언속에 군대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학창시절 야영을 간다고해서 먹을거 바리바리 싸가지고 갔는데 선생님들이 극기훈련이란 명목으로 토끼뜀이나 팔벌려뛰기를 시켰던 기억이 납니다. 야영을 갔으면 즐겁게 야영을 하면 되는 것을 왜 우리는 쪼그려뛰고 삼청교육대처럼 통나무를 들었나 놨다 해야 했을까요?

혹시 웃찾사 개그맨들이 못 웃기는 이유가 단합이 안되고 상명하복이 잘 안되서 그렇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자유로와 보이는 개그맨들은 의외로 선후배 관계가 엄격합니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개그맨들의 후배 폭행 사건도 그 때문입니다. 각자 활동하는 가수나 탤런트와 달리 하루종일 붙어서 생활하는 특성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웃찾사의 해병대 캠프행은 잘못된 선택입니다. 차라리 적진인 개그콘서트의 녹화장을 방청하는게 낫습니다. 웃찾사 출연진들이 해병대 캠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단합은 꼭 몸이 힘들어야만 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디어 회의 후에 찐하게 술한잔하는게 단합을 위해선 더욱 좋습니다. 취미활동을 같이 하던지요.

5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진흙속에서 뒹굴고 뛰면서 얻은 영감으로 어떤 개그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