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와서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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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23. 10:19

집안일때문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밤늦게 올라오는 길에 심야영화를 보러 갔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동네 롯데시네마는 심야영화는 5,000원이라서 둘이 봤자 1만원이다. 예전에 9,000원씩 내고 한명이 보던 것을 둘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극장에 도착해서 표를 끊는데 아무리 주말 밤이라고 해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특히 내가 간 시간은 새벽 12시 30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표와 팝콘 사는 곳엔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아마도 다크나이트를 보러 온 관객들로 보였다.

 

 

 

우리도 다크나이트를 보기로 했다. 사실 배트맨 시리즈를 다 본적이 없어서 등장인물에 대한 관계를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인물들과의 심리적인 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그리고 액션 장면은 배트맨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영화 전반 내내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와 색감 또한 특이했다. 악당들과의 액션이 다른 히어로물에 비해 그렇게 많은 것은 사실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시간 가까운 상영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 때려부시기만 하는 영웅이었다면 지루하고 유치했을텐데 배트맨은 좀 달랐다. 적당한 반전 또한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것 같다. 악당도 그저 무식하게 사람들을 죽이는 부류가 아니다. 물론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생각하는것은 여느 악당과 다를게 없지만 인간들의 심리를 이용해 서로를 반목하게 하고 싸우게 하는 것은 배트맨에 나오는 악당들의 특징일 것이다.

 

배트맨 시리즈는 다크나이트 라이즈로 끝이 난다고 하는데, 나는 거꾸로 다른 시리즈들을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트맨은 현실성 없는 영웅들과는 다르게 왠지 우리 곁에 있을법한 영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