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폭로를 우리는 비난할수 있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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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11. 18:15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전당대회 돈봉투 폭로에 이어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의 열린우리당 시절 돈봉투 폭로까지 여야를 가릴것 없이 정치권이 시끄럽다. 한나라당은 예전과는 다르게 발빠르게 검찰 수사를 의뢰했지만 민주통합당은 물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여야 모두 전당대회 돈봉투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 검찰 수사 결과나 민주통합당의 진상조사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 대다수는 썩을대로 썩은 기성 정치권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돈봉투 사건은 매번 선거철마다 터져나오는 일이다. 대통령선거부터 시골의 조합장 선거까지 돈봉투를 뿌리다가 적발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심지어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후보도 돈봉투를 유권자들에게 뿌리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가 없었어도 전당대회에 있어 조직동원을 할때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모두가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이었던 셈이다. 현실적으로 지금과 같은 정치와 정당 구조에서는 돈봉투 살포가 사라질수가 없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표가 벌어지고, 당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에서 돈이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작년 한해 SNS는 중동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나라를 뒤집는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당들은 아직도 옛날 운영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비단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 전체의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스마트'와 'SNS'라는 단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데 정당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돈봉투 사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국민들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대놓고 돈선거를 하는 후보도 없고, 돈을 요구하는 유권자들도 없지만 아직도 선거철마다 돈을 주고 받는 후보와 유권자가 적지 않다. 적발되는 건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선거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돈봉투'는 국회의원들끼리만 주고 받는게 아니다. 

2012년에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선거가 예고되어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어떤 후보는 돈으로 조직표를 매수하려고 하고 있고, 어떤 유권자는 표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다. 부정선거는 이승만 대통령때나 있었던 것이 아니고 2012년에도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이루어지고 있다. 돈봉투를 주고 받은 국회의원들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처벌받아야 하지만 국민들의 의식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출마자들에게 정책이 아닌 돈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과연 그들을 욕할 권리가 있을지 의문이다. 돈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후보들이 돈을 뿌릴 일도 없지 않겠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연, 학연, 돈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가 언제쯤이면 올수 있을런지 2012년의 선거혁명을 기대해 본다.